책 읽는 김대중, 자전거 타는 노무현…
청남대에 대통령이 온다.
대통령 휴양지로 쓰이다가 개방된 충북 청원군 문의면 청남대에 다시 대통령이 등장한다. 청남대관리사업소가 청남대 안 선박전시장 위쪽에 3000㎡ 규모로 조성하고 있는 대통령 광장에 역대 대통령 동상이 들어선다.
법전을 든 이승만 대통령, 뒷짐진 박정희 대통령, 지팡이를 든 최규하 대통령, 손 흔드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 9명의 실물 크기 동상은 김현철·서창원 작가 등이 제작하고 있다.
김남훈 청남대 조경관리팀장은 “역대 대통령들의 유족·비서관 등과 상의해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동상으로 만들고 있다”며 “표정, 주름, 손짓, 몸짓 하나까지 유족·비서관 등의 세심한 조언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1983년부터 2003년까지 20년 동안 직접 청남대에 머물렀던 대통령들은 청남대에서의 추억 살린 플라스틱 조형물로 되살아난다.
산책하는 전두환, 골프하는 노태우, 조깅하는 김영삼, 책 읽는 김대중, 자전거 타는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을 만날 수 있다. 조형물 근처에서는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설치된다.
대통령 광장에는 청와대, 미국 백악관, 영국 버킹엄궁 등 세계 9개국의 대통령이나 왕이 머무는 건물 사진을 담은 타일 벽화도 설치한다. 대통령 광장은 올해까지 공사를 한 뒤 내년 초께부터 공개한다.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을 담은 청남대는 8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져 2003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방을 지시하기까지 삼엄한 경계와 베일 속에 역대 대통령들의 휴양지로 사용됐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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