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보건소, 약사 예방접종 배려 부족
“근무시간 외에 신종 플루 예방접종은 안 되나요.”
경기 광주시의 한 약국에 근무하는 김아무개(56)씨는 신종 플루 치료제를 다루는 약국의 약사다. 플루 환자들과의 접촉이 많아 늘 가슴을 졸인 그는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 사이트에 예방접종을 신청했다. 그러던 최근 지역 보건소로부터 “오후 5시까지 보건소로 와서 접종을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오후 8시께 근무가 끝난 뒤에 접종받을 수 없으냐”고 보건소에 물었으나, 보건소는 “보건소 직원들의 근무 시간이 오후 6시까지여서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런 일은 경기도의 상당수 보건소에서 일어나고 있다. 50개 약국 직원들이 신종 플루 예방접종 대상인 포천시 보건소는 아예 이들의 접종일을 월요일과 목요일로 제한했다. 포천시 보건소 관계자는 “평일에는 학교 예방접종을 하는데도 시간이 인력이 부족하고, 근무시간 외에는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상당수 약사들은 신종 플루엔자 확산이라는 비상 상황에서 무조건 보건소에서만 예방접종을 받으라거나 보건소 직원들의 근무시간에만 접종을 받으라는 것은 ‘행정편의주의’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약국 특성상 병원의 업무 시간에 맞춰 대개 오후 8∼9시께 문을 닫는데다가 도·농 복합시의 약사들은 보건소를 오가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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