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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라면 한봉지로 행복 여는 ‘사랑의 하모니’

등록 2009-11-26 23:03

충북 청주지역 아마추어 성악가들로 이뤄진 청주남성합창단이 지난 7월 강내교회 초청연주회에서 열창을 하고 있다. 청주남성합창단 제공
충북 청주지역 아마추어 성악가들로 이뤄진 청주남성합창단이 지난 7월 강내교회 초청연주회에서 열창을 하고 있다. 청주남성합창단 제공
청주남성합창단 자선공연
50년 터울 단원 52명 ‘폴 포츠’ 꿈꾸며 목청 가다듬어
가곡부터 가요까지 척척…‘입장료 라면’ 복지시설로

폴포츠, 김태희라는 성악가가 있다. 각각 휴대전화 판매원, 수족관 관리기사로 일하다 영국과 한국의 텔레비전 장기자랑 프로그램을 통해 재능이 알려져 무대에 서고 있는 이들이다. 둘은 파란만장한 삶, 꿈을 버리지 않고 노력한 열정과 노래 부를 때 가장 행복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충북 청주지역 남성 52명으로 이뤄진 청주남성합창단이 있다. 노래하는 게 무엇보다 행복한 청주의 폴포츠·김태희들이다.

2005년 2월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이 아름아름으로 만나 꾸렸다. 남기창(69·전 청주대 교수)단장에서 막내 단원 지선구(20·공익요원)씨에 이르기까지 50년 터울의 단원들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대학교수, 꽃가게 주인, 음식점 사장, 휴대전화 판매원, 슈퍼마켓 주인, 운동 지도자, 건축업자,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폴포츠 못지않은 이력들을 지니고 있다.

민병주 합창단 홍보부장은 “노래 안에 들어가면 나이·직업 등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다양한 이들의 다양한 경험이 색다른 화음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 하나 성악을 제대로 익히지 않았기 때문에 연습은 오히려 치열하다. 월요일 저녁마다 2시간 동안 연습을 하고 나면 살을 에는 겨울 추위에도 땀에 흠뻑 젖기 일쑤다. 순수 아마추어 노래쟁이들의 노래 지도와 지휘는 청주시립합창단 테너 수석 최준근씨가 맡고 있다.


창단 4년이 지나면서 제법 다양한 레퍼토리를 자랑하고 있다. 가곡·성가곡 뿐 아니라 대중가요까지 척척 해낸다. 요즘은 인기가수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 그룹 빅뱅의 대성이 부른 ‘날봐 귀순’등도 무대에 올려 관객과 함께 노래하고 있다.

노래 부르는 행복에 취한 이들은 나누는 데도 열심이다. 지난해 5월 청주 효성병원 환자 위문 공연을 하는 등 지금까지 20여차례에 걸쳐 노래 고픈이들을 찾았다. 이들은 26일 저녁 충북학생교육문화원에서 ‘라면 한 봉지’ 공연을 했다. 2시간 동안 노래부르고 입장료로 라면 한 봉지씩을 받았다. 이날 모인 라면은 장애인복지시설 청주 에덴원으로 보냈다.

홍 부장은 “입장료를 받을 실력은 아니어서 돈을 받은 게 아니라 사랑을 모은 것”이라며 “라면 한 봉지에 담긴 사랑이 어려운 모든 이를 일으켜 세우는 용기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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