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대 학생들이 뮤지컬 갈라 중 말썽쟁이들을 길들이는 가정교사의 좌충우돌 분투기를 그린 ‘메리 포핀스’를 열연하고 있다.
광주전남 대학연극 축제
29일까지 6개대학 참여
당찬 끼로 관객 사로잡아
영호남 축제로 발전 타진 “산다는 게 연극 같아. 모든 게 가면에 가려져 있잖아…. 그래도 울고 웃으며 함께 가보자.” 25일 저녁 7시반 광주시 동구 계림동 소극장 문예정터. 캄캄했던 무대가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분장한 고양이들이 살금살금 기어나왔다. 한 고양이는 몸을 활처럼 웅크린 채 멈추고, 다른 고양이는 발톱을 곧추세우고 재빨리 일어났다. 순식간에 20여마리로 늘어난 고양이들은 춤추고 노래하며 한밤의 축제를 펼쳤다. 송원대 학생들이 마련한 1시간20분 짜리 뮤지컬 갈라 <빅뱅>은 ‘캣츠’로 막을 열었다. 이어 ‘이블데드’ ‘틱틱붐’ ‘메리 포핀스’ 등 유명 뮤지컬의 주요 대목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젊은 배우들은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줄도 모르고 몸짓 하나하나, 노래 소절소절에 열정을 쏟았다. 공연이 무르익으면서 관객들은 전문 배우 못지않은 학생들의 연기 솜씨에 반해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연출 김정아(21·엔터테인먼트학과 2)씨는 “작품들이 워낙 유명한데다 배우마다 개성이 강해서 빡빡했지만 작품이 그런대로 잘 나와서 흐뭇하다”며 “연극을 보는 눈도 사람마다 정말 다르다는 걸 배웠다”고 만족해했다. 같은 과의 배우 백운희(21)씨는 “3주 이상 밤새워 연습을 했는데 공연이 어땠는지 모르겠다”며 “아직 미숙하지만 무대 경력을 열심히 쌓아서 멋진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웃었다. 광주연극협회(회장 박규상)는 24~29일 문예정터와 씨디아트홀 등지에서 광주·전남지역의 대학 6곳이 참여하는 대학연극축제를 진행중이다. 활기차고 재능 있는 차세대 연극인을 찾아내려고 ‘꿈’과 ‘끼’를 선보이는 대학생 마당을 마련했다. 객석 100석 규모의 소규모 공연장에 무대를 설치했지만 공연이 발랄하고 때론 발칙하기까지 해서 반응이 뜨겁다. 임준형 이 단체 사무국장은 “광주가 유니버시아드를 유치했고 문화중심도시로 발돋움중이지만 ‘현장 예술’인 연극의 토양은 척박한 편”이라며 “이런 상황인데도 꿋꿋하게 무대를 지키는 대학생들이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광주연극협회는 2007년 출범한 대학연극축제가 자리를 잡아가자 이를 영호남 대학연극축제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번 공연은 평일 저녁 7시반, 토·일요일 오후 5시에 열린다. 일정은 다음과 같다. △26일 호남대 소극장, 광주교대의 ‘누가 누구?’ △27일 문예정터, 조선대의 ‘허탕’ △28일 씨디아트홀, 동신대의 ‘달빛 유희’ △29일 씨디아트홀, 전남대의 ‘아름다운 사인’. (062)523-7292. 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당찬 끼로 관객 사로잡아
영호남 축제로 발전 타진 “산다는 게 연극 같아. 모든 게 가면에 가려져 있잖아…. 그래도 울고 웃으며 함께 가보자.” 25일 저녁 7시반 광주시 동구 계림동 소극장 문예정터. 캄캄했던 무대가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분장한 고양이들이 살금살금 기어나왔다. 한 고양이는 몸을 활처럼 웅크린 채 멈추고, 다른 고양이는 발톱을 곧추세우고 재빨리 일어났다. 순식간에 20여마리로 늘어난 고양이들은 춤추고 노래하며 한밤의 축제를 펼쳤다. 송원대 학생들이 마련한 1시간20분 짜리 뮤지컬 갈라 <빅뱅>은 ‘캣츠’로 막을 열었다. 이어 ‘이블데드’ ‘틱틱붐’ ‘메리 포핀스’ 등 유명 뮤지컬의 주요 대목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젊은 배우들은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줄도 모르고 몸짓 하나하나, 노래 소절소절에 열정을 쏟았다. 공연이 무르익으면서 관객들은 전문 배우 못지않은 학생들의 연기 솜씨에 반해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연출 김정아(21·엔터테인먼트학과 2)씨는 “작품들이 워낙 유명한데다 배우마다 개성이 강해서 빡빡했지만 작품이 그런대로 잘 나와서 흐뭇하다”며 “연극을 보는 눈도 사람마다 정말 다르다는 걸 배웠다”고 만족해했다. 같은 과의 배우 백운희(21)씨는 “3주 이상 밤새워 연습을 했는데 공연이 어땠는지 모르겠다”며 “아직 미숙하지만 무대 경력을 열심히 쌓아서 멋진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웃었다. 광주연극협회(회장 박규상)는 24~29일 문예정터와 씨디아트홀 등지에서 광주·전남지역의 대학 6곳이 참여하는 대학연극축제를 진행중이다. 활기차고 재능 있는 차세대 연극인을 찾아내려고 ‘꿈’과 ‘끼’를 선보이는 대학생 마당을 마련했다. 객석 100석 규모의 소규모 공연장에 무대를 설치했지만 공연이 발랄하고 때론 발칙하기까지 해서 반응이 뜨겁다. 임준형 이 단체 사무국장은 “광주가 유니버시아드를 유치했고 문화중심도시로 발돋움중이지만 ‘현장 예술’인 연극의 토양은 척박한 편”이라며 “이런 상황인데도 꿋꿋하게 무대를 지키는 대학생들이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광주연극협회는 2007년 출범한 대학연극축제가 자리를 잡아가자 이를 영호남 대학연극축제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번 공연은 평일 저녁 7시반, 토·일요일 오후 5시에 열린다. 일정은 다음과 같다. △26일 호남대 소극장, 광주교대의 ‘누가 누구?’ △27일 문예정터, 조선대의 ‘허탕’ △28일 씨디아트홀, 동신대의 ‘달빛 유희’ △29일 씨디아트홀, 전남대의 ‘아름다운 사인’. (062)523-7292. 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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