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우리밀이 심긴 전북 김제시 죽산면 밀밭에 유치원 어린이들이 밀을 구경하러 나왔다. 전북도 제공
전국 생산량, 지난해 3배 ↑
업체들과 재배계약도 활발
찐빵·막걸리 등 소비다양화
업체들과 재배계약도 활발
찐빵·막걸리 등 소비다양화
전국에서 밀 농사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전국에서 밀밭과 밀 생산량이 늘어나고 우리 밀을 이용한 상품들도 다양하게 공급되고 있다. 지방정부와 기업, 농민들도 밀 재배에 적극적이다.
전남도는 지난 9월 서울에서 우리밀의 산업화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우리밀농협과 시제이(CJ) 등이 참여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은 전남지역에서 생산한 우리밀 전량을 시제이가 사들인다는 내용이다. 생산량은 내년에 1만t으로 시작해 2012년 3만t, 2014년 5만t, 2016년 7만t, 2017년 8만t(780억원 어치)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전북 전주시는 조촌동·동산동 일대 1000㏊에 생산·유통·판매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시범적으로 내년에 우리밀 재배단지 100㏊를 조성한다. 전북에서 밀밭 면적이 가장 넓은 군산시의 생산자단체는 유통업체 밀다원과 계약하고 올해 830㏊에서 밀 농사를 지었다.
경남도는 올해 5000t을 생산했으며, 내년엔 8000~9000t을 생산할 계획이다. 밀밭도 사천시와 합천군, 산청군, 하동군 등지에서 계속 넓어지고 있다. 경북은 성주군에 43㏊ 등 모두 8개 시·군의 71㏊의 밀밭에서 밀을 키우고 있으며, 내년 중에 성주군에 시범단지 20㏊를 추가 조성할 예정이다.
우리밀을 이용한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안흥찐빵’으로 유명한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안흥리 주민들은 마을에 우리밀 재배단지 2만여㎡를 마련했다. 주민들은 이달 말까지 이 곳에 밀씨 500㎏을 뿌리며, 이 곳에서 나온 밀로 질좋은 찐빵을 만들어 전국에 판매할 계획이다. 나승운씨는 “주민 스스로 밀 농사를 지은 뒤 제대로 된 우리밀 찐빵을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전주에는 우리밀로 자장면을 만드는 중국음식점이 4군데 있고, 막걸리에도 우리밀을 사용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우리밀살리기운동 전북본부 신지호 사무국장은 “우리밀 생산과 소비가 느는 이유는 과거 수입산의 5배에 이르던 우리밀 값이 최근엔 1.8배까지 낮아졌고, 안전한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남도 친환경농업과 이정희씨는 “지금은 소비처가 확실해야 밀밭을 늘릴 수 있다”며 “식품회사들이 우리밀로 제품을 만들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10월에 씨를 뿌려 이듬해 6월에 거두는 밀의 올해 밀밭넓이 5400㏊이며, 생산량은 2만1600t(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집계)이다. 지난해 생산량 7000t의 3배에 이르는 규모다. 지역별로는 전남(30%), 전북(28%), 경남(26%), 광주(13%)로 남쪽 지방에서 전체의 약 98%를 점유한다. 우리밀은 전체 밀가루 소비에서 1% 가량을 차지한다.
박임근 안관옥 오윤주 기자 pik007@hani.co.kr
2008년 우리밀 시·도별 생산량(단위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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