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위, 울산과기대 건물 임대료 예산 전액삭감
교육청 “신입생 뽑아 개교 못늦춰…대안 세울것”
교육청 “신입생 뽑아 개교 못늦춰…대안 세울것”
전국 외국어고 가운데 유일하게 듣기·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내신성적과 면접만으로 내년도 첫 신입생을 뽑아 화제를 모았던 울산외국어고가 졸속 개교 논란에 휩싸였다.
울산시교육위원회는 30일 “울산시교육청이 제출한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면서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울산외국어고의 울산과학기술대 건물 임대료 5600만원을 만장일치로 전액 삭감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위는“울산외국어고 근처에 교실이 남아 도는 신설 학교가 여럿 있는데도 별도의 임대료를 들여 먼 거리의 울산과학기술대 건물을 빌려 쓰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밝혔다. 또 “건물이 완공되지 않았는데도 건물 임대료 외에 통학버스 임대료와 이삿짐 비용 등 약 2억원의 추가비용을 들여가며 개교를 먼저 하는 곳은 전례가 없다”며 “집행부가 면밀한 준비 없이 졸속으로 개교하려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울산외고 건물을 내년 2월까지 완공하려고 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들어지자 울산과학기술대 건물 일부를 내년 1~8월 임대해 사용한 뒤 내년 9월 건물이 완공되면 다시 이삿짐을 옮기기로 하고 최근 1학년 신입생 150명을 뽑았다.
시교육청은 “사유지 터 매입이 늦어진데다 울산공항 주변 고도제한과 예년보다 길어진 우기 등 예상하지 못했던 복병을 만나 개교가 늦어진 것”이라며 삭감된 울산과학기술대 건물 임대료를 되살려 줄 것을 바라고 있지만 교육위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교육위원은 “정부의 투융자심사를 거쳐 정부 지원액이 확정됐으며, 외국어고의 존폐 문제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의가 일고 있는 상황에서 왜 무리하게 개교하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내년 6월 교육감 선거 때 치적사업으로 내세우려고 개교를 강행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신입생을 모집한 상태에서 개교를 늦출 수는 없다”며 “의결권을 가진 시의회에 삭감된 예산을 되살려 주도록 요청하거나 다른 예산을 전용하는 방안, 북구청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 등을 두고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외고는 국비 104억원에 시교육청 예산 218억원 등을 보탠 328억원을 들여 북구 중산동 6만1005㎡ 터에 영어·러시아·중국어·일어 4과목에 학년당 6학급 150명씩 450명 정원으로 내년 9월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은 22%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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