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도중 투표함 훼손 발견 재선거하기로
운동권·비운동권 후보간 책임 추궁 ‘비난전’
운동권·비운동권 후보간 책임 추궁 ‘비난전’
내년도 울산대 총학생회장을 뽑는 선거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1일 울산대 총학생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후보자 진영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5일 총학생회장과 부회장을 뽑는 투표가 끝난 뒤 24개 투표함을 차례로 개표하는 과정에서 17번째인 공대 투표함 일부가 훼손된 것이 발견돼 개표가 중단됐다. 앞서 개표한 16개 투표함을 집계한 결과, 현 정부를 비판하며 등록금 문제를 이슈로 내건 2번 박인경·김형기 후보가 학내 복지 문제를 이슈로 내건 비운동권 1번 서덕수·박용구 후보보다 778표 앞섰다.
문제는 17번째 투표함을 포함해 남은 투표함이었다. 4490표를 개표한 시점에서 나머지 2000여표 개표 결과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데 1번이 당선되려면 최소 7 대 3 이상의 몰표가 나와야 했다. 남은 투표함과 두 후보의 표 차를 고려하면 1번이 역전하기가 어려웠지만 남은 투표함이 1번이 속한 공대라는 점에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이에 중앙선관위원장인 이석태 총학생회장이 중앙선관위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회의에는 10개 단과대학과 총학생회 산하 6개 기구의 회장과 부회장 등 당연직 32명 가운데 10여명이 참석했다. 중앙선관위원장은 문제가 된 투표함만 재투표를 하자고 주장했으나 나머지 참석자들은 전면 재선거를 요구했다. 이에 중앙선관위는 2일 재선거를 결정했다. 1985년 이 학교 총학생회가 출범한 뒤 처음으로 재선거가 치러지게 된 것이다.
재선거가 결정되자 두 후보는 재선거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홍보물을 내는 등 비난전을 펴고 있다. 1번 후보 쪽은 같은 계열의 총학생회장이 2번 후보를 두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번 후보 쪽은 “문제가 된 투표함만 다시 투표하면 될 것인데 선관위가 전면 재선거로 결론을 내렸다”며 비운동권이 대다수인 선관위원들을 에둘러 비판했다.
운동권과 비운동권이 대결을 펼친 사회대 학생회장 선거에서는 펼침막 도난사건이 일어났다. 운동권 2번 후보가 내건 펼침막 4개가 두 차례에 걸쳐 심야에 사라진 것이다. 펼침막을 훔쳐가는 장면이 폐쇄회로텔레비전에 잡힌 것으로 알려지자 2번 후보 쪽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번 후보는 50여표 차로 낙선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기성세대의 선거를 뺨치는 행태가 배움의 전당에서 벌어지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총학생회장이 중앙선관위원장을 겸임하는 회칙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선관위 결정을 따르지 않는 악습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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