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생명과학고 수업용 32타석 공사중
“비용 많이 들어 야간 수익사업 불가피”
주민 “소음·야간조명 피해…낮에 수업만 ”
“비용 많이 들어 야간 수익사업 불가피”
주민 “소음·야간조명 피해…낮에 수업만 ”
전북 전주의 한 전문계 고교가 추진 중인 학생용 골프연습장을 두고 행복추구권을 주장하는 주민과 학습권을 내세우는 학교 쪽이 논란을 빚고 있다.
전북도교육청과 주민들은 전주시 인후동 전주생명과학고가 골프경영학과 학생의 수업을 위해 교내에 사업비 24억여원을 들여 32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을 지난 5월부터 짓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이달 말 완공예정인 이 연습장은 비거리 98m, 철골구조 높이 37m로 웬만한 사설 골프연습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애초에는 35억원을 들여 75타석 규모로 지으려다가 전북도의회의 제동으로 축소한 것이다. 연습장과 근처 아파트는 직선거리로 100여m 떨어져 있다.
골프연습장 공사가 65% 진척되며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자 근처 ㅅ아파트 주민과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으로 구성한 ‘골프연습장 건설 원천무효화를 위한 비상대책위’는 “소음·야간조명·조망권 등 주민 사생활에 피해를 줄 수밖에 없는데도 전북교육청이 사전 의견수렴도 생략한 채 비밀리에 공사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전준형 전북인권교육센터 대표는 “주민들이 학부모 처지에서 학습권 주장을 받아들여, 소음· 조명에 의한 피해를 줄이도록 낮 시간대에 학생들의 수업만 하도록 중재안을 냈는데도, 민간위탁을 통해 사설 연습장과 똑같이 운영해 수익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쪽은 이에 대해 “정상적인 수업을 위해서는 교내에 골프연습장 설치가 불가피하고, 규모도 이 정도는 돼야 한다”며 “소음과 불빛 등 주민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은 “사업비 25억원을 투입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수익사업은 불가피하다”며 “영업시간을 오전 7시에서 저녁 9시까지로 한정하고 기둥 높이를 5m 낮춰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하며, 속성수를 심어 소음을 줄이고 조명방향을 주거지의 반대쪽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전북교육청은 또 “전문계고는 관련법에 의해 수익사업이 가능하며, 제주고와 전남 함평실업고도 골프연습장을 수익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과 전북인권교육센터 회원 등 20여명은 지난달 30일 전북교육청에서 ‘행복추구권 보장’ ‘골프연습장 반대’ 등 구호를 외치며 최규호 도교육감 면담을 요구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주민과 전북인권교육센터 회원 등 20여명은 지난달 30일 전북교육청에서 ‘행복추구권 보장’ ‘골프연습장 반대’ 등 구호를 외치며 최규호 도교육감 면담을 요구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