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종파를 넘는 범종교인 모임 충북 종교인 사랑방을 추진하고 있는 충북지역 종교인들이 지난 1일 청주 관음사에 모여 정담을 나누고 있다. 혜철 스님 제공
‘충북종교인 사랑방’ 준비하는 10명의 종교인
승려·목사 등 탁발회·성탄절 함께…내년 봄 정식모임 출범
승려·목사 등 탁발회·성탄절 함께…내년 봄 정식모임 출범
예수님과 부처님의 차이는 헤어스타일이다. 우스갯소리다. 그러나 어쩌면 이 말 안에 모든 종교는 사람과 사랑이라는 한 뿌리에서 출발하고 귀결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충북지역 종교인 가운데 적어도 10명은 이 말에 동의하고 있다.
청주 수동성당 곽동철 신부, 청주 삶터교회 김태종·동산교회 최현성 목사, 노동교회 조순형 전도사, 보은 학림교회 이근태·관기교회 배영도·보은지역자활센터 성낙현 목사, 옥천 대성사 혜철·청주 관음사 현진 스님, 원불교 청주 상당교당 박신유 교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종교·종파 간 다툼을 넘어 소통하며, 주변의 어려운 이들이 문턱 없이 드나드는 범종교인 모임 ‘충북 종교인 사랑방’을 꾸미고 있다. 이들의 사랑방 모임은 구들방에서 무르익었다.
지역에서 오가며 서로 얼굴만 익혔던 이들은 지난 10월 보은 학림교회 구들방에 모여 발을 맞대고 정담을 나눈 끝에 앞으로 길벗이 되기로 했다. 대통령이 된 장로 이야기, 개신교에 위축된 불교인들의 속내 등 나랏일에서부터 지역, 산방, 교회 이야기까지 나왔다. 모두 듣는 데 익숙한 이들이라 다툼보다 수긍과 이해가 앞섰다.
김태종 목사는 “얘기를 나누다 보니 종교라는 벽은 사라지고 모두 한 뿌리라는 공감대가 앞섰다”며 “벗이 되기로 했으니 앞으로 세상과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눌 방법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예순다섯 살 어른인 곽동철 신부가 모임 좌장 격인 ‘방주’가 되고, 마흔을 갓 넘긴 최 목사에 이르기까지 두루 관계가 좋은 김태종 목사가 궂은일을 맡을 ‘마당쇠’가 되기로 했다.
우선 15일 옥천불교연합회가 여는 불우이웃돕기 탁발정진 모금에 모두가 참여하기로 했다. 25일 성탄절에는 혜철·현진 스님과 박 교무가 이웃 교회를 찾아 축하할 참이다.
두 달에 한 번씩 모임을 하기로 한 이들은 앞으로 2~3차례 더 만나 뜻을 다듬고, 공감하는 종교인들을 더 모아 4월께 충북 종교인 사랑방 문을 열 계획이다. 혜철 스님은 “사랑방은 앞으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일을 함께할 계획”이라며 “물질적인 도움뿐 아니라 어려운 이들이 언제나 찾아와 기대어 울고, 함께 공감하면서 후련해질 수 있는 따뜻한 가슴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두 달에 한 번씩 모임을 하기로 한 이들은 앞으로 2~3차례 더 만나 뜻을 다듬고, 공감하는 종교인들을 더 모아 4월께 충북 종교인 사랑방 문을 열 계획이다. 혜철 스님은 “사랑방은 앞으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일을 함께할 계획”이라며 “물질적인 도움뿐 아니라 어려운 이들이 언제나 찾아와 기대어 울고, 함께 공감하면서 후련해질 수 있는 따뜻한 가슴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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