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매인들 29일 아침 2시간동안 경매 불참
해경 ‘뒷고기 수사’에 반발…46년만에 처음
해경 ‘뒷고기 수사’에 반발…46년만에 처음
연근해 수산물 유통의 중심지인 부산공동어시장의 위판 업무가 1963년 문을 연 이래 처음으로 한때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번 사태는 공동어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수산물을 사들인 뒤 전국 각지 수산시장과 도·소매점, 가공공장 등에 유통시키는 일을 하는 중도매인들이 최근 부산해경의 속칭 ‘뒷고기’(위판 직전에 빼돌려 파는 수산물) 유통 수사에 반발해 경매에 불참함으로써 빚어졌다.
부산공동어시장의 전체 중도매인 91명 가운데 90명은 최근 임시총회를 열고 집단으로 휴업계를 공동어시장에 낸 뒤 29일 오전 6시부터 시작되는 경매에 불참해 수산물 위판 업무가 한때 중단됐다. 이날 위판업무는 최경석 공동어시장 사장의 설득 끝에 오전 8시께 중도매인들이 경매에 참여함으로써 2시간여 뒤에 시작됐다.
공동어시장 중도매인협회는 “중도매인은 선사에서 잡아온 수산물을 유통시키는 중간상인에 불과해 위판 과정에서 수산물을 빼돌릴 수 없다”며 “그런데도 해경이 ‘뒷고기’ 유통 수사를 하면서 중도매인에 초점을 맞춰 명예가 실추됐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선사 쪽에서 해명을 하고 중도매인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지 않으면 또 다시 경매 참여를 거부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해경은 일부 선사와 어시장 중도매인들이 판매 수수료 등을 아끼기 위해 서로 짜고 위판 직전의 수산물을 조직적으로 빼돌린 정황을 잡고 지난 23일 어시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속칭 ‘뒷고기’ 유통에 대해 수사를 펴고 있다. 해경은 어시장 판매과 직원들과 중도매인들의 수산물 위판 관련 서류를 압수해 정밀 분석을 하고 계좌도 추적하고 있다.
해경은 “압수물을 분석한 결과, 뒷고기 유통의 구체적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수사에 속도를 내 이른 시일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동어시장 쪽은 “위판이 2시간 정도 지연됐지만 추운 날씨 덕에 유통이 좀 늦어진 것 외에 수산물이 상하는 등 피해는 없었다”며 “자체 조사를 해보니 선사에서 밤샘작업을 한 사람들에게 수고비나 야식비 명목으로 소량의 수산물을 챙겨 주는 일은 있지만 관례일 뿐 조직적인 뒷거래는 없었다”고 밝혔다.
부산공동어시장은 하루 평균 전국 연근해 수산물의 30% 정도인 1500∼2500t을 취급하고 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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