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 내수읍 주민자치센터가 운영하는 태권도 교실을 찾은 할머니들이 발차기를 익히고 있다. 청원군청 제공
청원 31명 검은띠 따
충북 청원군 내수읍에서 주먹 자랑을 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특히 할머니들을 조심해야 한다. 태권도 유단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내수지역 할머니 40여명은 2006년 6월부터 내수읍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한 태권도 교실에서 태권도를 익혔다. 매주 화·수요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빠짐없이 태권도를 익힌 할머니 31명은 지난 10월 승단 심사를 거쳐 29일 단증과 검은띠를 받았다.
김정봉(70)태권도단 회장은 “대개 이 나이가 되면 걷기조차 힘들지만 내수 할머니들은 그야말로 날아 다닌다”며 “단증까지 받으니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막내 김태희(65)할머니에서 맏언니 정태석(82)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대인 태권도단은 평균 나이가 73살이다. 할머니들이지만 여느 수련생 못지않은 훈련을 한다. 태극 1~8장까지 품새는 물론 발차기, 겨루기, 격파 등도 척척 해낸다. 수련 짬짜미 음악에 맞춰 태권무까지 익히고 있다. 태권도단은 지난해 경기 시흥에서 열린 전국 주민자치박람회에서 태권도 시범으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태권도 강사 김경수(47·공인 6단)씨는 “몸놀림이 조금 느릴 뿐 태권도를 익히려는 마음가짐과 열정은 젊은이 못지않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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