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지원책 타부처 업무거나 법개정 필요
민주당·시민단체 “주민 우롱” 강도 높은 비난
민주당·시민단체 “주민 우롱” 강도 높은 비난
행정안전부가 경기도 성남·광주·하남 등 3개 시 통합을 위해 갖가지 지원 대책을 내놓았으나, 대부분 다른 부처 소관이거나 국회의 법 개정을 거쳐야 하는 내용이어서 ‘월권행위’를 했거나 주민들을 속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남시는 “행안부가 통합을 전제로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각종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보내왔다”고 30일 밝혔다.
행안부가 밝힌 지원 방안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완화 △도시재정비 촉진계획 결정권 및 촉진지구 지정권 부여 △전체면적 20만㎡ 미만 건축물 건축허가 이양 등 사무권한 특례 반영 △고도제한 완화 △부시장 1명 증원 △자치경찰제 시범실시 등 6가지다. 성남시는 “숙원사업의 적극적 해결 의지가 담겨 있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이런 행안부의 지원 방안 가운데 행안부 소관 업무는 부시장 증원과 자치경찰제 시범실시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국토해양부에서 행정구역 통합과 관계없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경우, 국토해양부가 이미 ‘5개 신도시 리모델링추진위원장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정책토론회 등을 거쳐 완화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리모델링은 ‘세대수 증가’ ‘용적률 상향 조정’ ‘조합설립 조건 완화’ 등 주택법과 국토법, 건축법 등 개정이 불가피해 국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 주도의 통합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은 “지원책이 모두 주민을 우롱하는 수준”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국토부는 지난 9월15일 ‘도시재정비 촉진 특별법과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현재 시·도지사가 갖고 있는 재정비 촉진지구 지정 등 결정권한을 인구 50만 이상 시장에게도 허용하기로 했다”며 “규제완화 차원에서 입법예고하고 국회 상임위까지 통과된 것을 통합 지원책인 양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행안부 소관인 자치경찰법의 경우 민주당이 추진해온 경찰개혁 정책인데, 그동안 한나라당 반대로 제정되지 못한 사안이기도 하다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한편, 성남권 통합과 관련해 광주시와 하남시 의회는 각각 지난 21일과 24일 3개 시 통합안을 찬성 의결했으며, 성남시 의회는 내년 1월20~22일 임시회를 열어 통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