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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에 덜덜…서러운 임대아파트

등록 2010-01-05 21:27

엄동설한에 덜덜…서러운 임대아파트
엄동설한에 덜덜…서러운 임대아파트
주택관리공단, 요금 체납 우려해 난방 최소화
주민 의사 반영 안돼…“수용소 같다” 고통 호소
경기 성남에 사는 임성걸씨는 새해 첫날 서울 강남구 수서동 주공 영구임대아파트의 어머니 집을 방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혼자 사는 칠순의 어머니가 전날 밤 10시부터 난방조절기를 가장 높은 온도표시인 35도에 맞춰놓았지만, 낮 1시가 되도록 방바닥에 온기가 없고 온 집안이 썰렁했다.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며칠째 이어졌는데도 아파트단지를 관리하는 주택관리공단이 난방을 위한 온수 공급시간을 제한하고 난방급수 온도를 낮춰 최소한의 난방만 공급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서 영구임대아파트는 입주자 가운데 혼자 사는 노인이나 장애인이 많아, 난방이 제대로 안되는 경우 입주자들이 더욱 큰 고통을 겪게 된다. 임씨는 “그나마 최근 며칠 동안은 날씨가 가장 추운 때라 한밤에도 난방 공급이 조금씩 되지만 보통때는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아예 난방 공급이 안 된다”며 “아무리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영구임대아파트라지만 감옥이나 수용소도 아닌데 최소한의 난방만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렇게 영구임대아파트에 최소한의 난방만 하는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저소득층이 많은 임대아파트에 여느 아파트 수준으로 난방을 공급하면 난방비가 훨씬 올라간다. 그런데 이렇게 난방비가 올라가면 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이 반발하거나 이를 감당하지 못해 난방비를 체납하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수익구조 악화를 우려한 주택관리공단이 미리 난방 공급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은 서울 도봉구 중계동 주공임대아파트 단지도 비슷했다. 이 단지의 관리를 맡고 있는 주택관리공단이 지난해 12월 아파트 난방 방식을 지역난방으로 바꾸면서 난방 배관을 교체한 뒤 난방이 제대로 안돼 고통을 겪는 가구가 많다. 이 아파트단지에 사는 정아무개 할머니는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서 난방 온도를 가장 높게 해놓았는데도 방이 따뜻해지지 않아 대낮에도 방에서 이불을 덮고 지낸다”고 하소연했다.

지역난방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 두 아파트단지를 관리하는 주택관리공단은 대한토지주택공사의 자회사다.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지역난방공사로부터 온수를 공급받은 뒤 다시 각 가구에 온수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난방을 제공하고 있다. 주택관리공단 관계자는 “임대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난방비가 조금만 늘어나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전국 공통으로 지역난방 아파트는 하루 3~4차례로 난방 급수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계동 아파트의 경우 배관을 교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난방 밸브 등에 오류 가능성이 있다”며 “밸브를 교체하려고 주문해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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