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혜인학교 지적장애 정원의 2배이상 몰려
학부모 반발…시교육청 “일반·사립학교 가라”
학부모 반발…시교육청 “일반·사립학교 가라”
지적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공립특수학교 학급을 늘려달라며 입학생을 뽑는 추첨을 거부하고 나섰다.
울산시교육청은 5일 “2010년도 공립특수학교 혜인학교 지적장애 초·중학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한 추첨을 6일 다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24일 열린 1차 추첨에서는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한 유치원과 시각장애 초·중학 신입생은 추첨 없이 입학이 확정됐으나, 지원자가 정원을 넘긴 지적장애 초·중학 신입생들은 학부모들이 참여를 거부해 신입생 선발이 무산됐다.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은 지원자보다 정원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올해 혜인학교에는 지적장애 초·중등 신입생은 정원 24명에 54명이 지원해 무려 30명이 더 많았다. 이미 추첨을 끝낸 지적장애 고교 신입생도 정원이 14명에 22명이 지원을 해 8명이 탈락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장기적으로는 공립특수학교를 시내에 추가로 짓고, 단기적으로는 혜인학교에 초·중·고교의 학급을 1개씩 더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혜인학교에서 탈락한 장애학생들은 사립 특수학교인 북구 대안동 태연학교와 비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일반학교에 설치된 특수학급에 진학하면 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과밀학급의 단점은 있지만 혜인학교의 학급 정원을 법정 정원보다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혜인학교에 진학하려는 장애학생들은 혼자서 대소변을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몸이 불편하거나 집단 따돌림 등으로 일반학교 특수학급에 다니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호소하고 있다. 또 시내에 위치한 혜인학교와 달리 태연학교는 시내에서 너무 멀어 교통이 불편하고 시내버스조차 다니지 않아 통학버스를 타지 못하면 자가용이 없는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정은 등교를 할 수 없는 실정임을 시교육청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혜인학교에 여유시설이 없어서 학급 증설은 어려우며 학급당 정원을 1~2명씩 더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공립특수학교를 추가로 지을 때까지 장애학생 학부모들이 좀 기다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울산장애인부모회 정영현 사무국장은 “혜인학교에 여유시설이 있는데도 시교육청이 법정 정원을 어겨가면서 어물쩍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있다”며 “시교육청이 법정 정원을 넘기면 교육부에 고발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혜인학교는 2008년 3월 중구 약사동에 문을 열었으며, 현재 33학급 200여명의 장애학생들이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다니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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