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조선부문 30% 감원 협의창구 못찾아
노조간부들 농성 돌입…6일부터 부분파업
노조간부들 농성 돌입…6일부터 부분파업
한진중공업 노사가 지난 연말부터 회사 쪽의 조선부문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으나 서로 단체교섭과 노사 협의만 요청한 채 실질적인 대화창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5일 오전 회사 쪽에 공문을 보내 6일 오전 10시 고용안정을 위한 특별단체교섭을 하자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노조 쪽에 지난달 30일 오후 먼저 노사 협의를 하자고 요청한 바 있다”며 “회사 내부문제를 놓고 노조 상급단체가 개입할 수 있는 단체교섭을 하자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혀 거부 뜻을 내비쳤다.
다시 노조는 “회사 쪽이 지난달 중순 희망퇴직을 강행할 때부터 노조가 먼저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쪽이 이를 무시했다”며 “사쪽은 다시 정리해고를 추진하면서 아무런 법적 효력도 없는 노사 협의만 주장하고 있어 정리해고를 위한 요식행위만 갖추려 한다”고 맞섰다.
노조는 이날 오후 부산 영도공장 안 마당에서 조합원 집회를 연 뒤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간부들이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6일부터 날마다 오후에 부서별로 부분파업을 벌이고, 200~400명 단위로 시내 중심가에서 거리행진을 하며 회사 쪽의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한 실상을 시민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14일부터 조선부문 전 직원 25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하다가 18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노조에 공문을 보내 조선부문 전 직원 가운데 30% 이상의 인력을 줄이고 상선설계 등 기술본부 일부를 분사하겠다는 내용의 계획안을 통보했다. 회사 쪽은 계획안을 통해 다음달 안에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따른 해고(정리해고)를 단행할 뜻을 밝히고, 인사고과와 기술 역량, 근태 등 대상자 선정 기준까지 마련했다.
회사 쪽은 “2008년부터 이어져 온 세계적 불황으로 신규 선박 수주가 전혀 없는데다 수주 선박에 대한 선주들의 계약 미이행마저 잇따라 회사 경영이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내몰렸다”며 “희망퇴직 신청자가 많이 부족해 인력 조정 및 분사 등 조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 쪽은 “최근 수주의 물량이 줄었다고 하지만 10년의 호황에 비하면 일시적인 것”이라며 “지난해 신규 수주를 한 건도 올리지 못한 경영진이 져야 할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뒤집어씌우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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