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저효율 청사 지적에
실내온도 19→17도로 낮춰
직원들, 내복·등산복 근무도
실내온도 19→17도로 낮춰
직원들, 내복·등산복 근무도
청사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전북도가 청사 실내온도를 낮추자, 직원들이 추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북도는 행정안전부가 올해 에너지 절감 목표를 3%에서 10%로 상향 조정하면서 청사 온도를 종전 19도에서 17도로 낮춰 운영하고 있다. 전북도는 앞으로 계속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을 따를 방침이다.
지난 5일부터 갑자기 사무실 온도가 낮아지자, 전북도청 직원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내복·등산용 점퍼를 입거나 전열기구를 갖추는 등 추위를 극복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복도가 넓고 층수가 낮은 사무실일수록 체감하는 온도가 낮아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예산과 김아무개씨는 “그동안 입지 않는 내복에다 털조끼를 입고 사무실에서 근무한다”며 “오후에는 손이 곱아서 컴퓨터 자판을 치기가 힘들 정도”라고 호소했다. 투자유치과 노아무개씨는 “사무실에서 외투를 입고 근무한다”고 말했다.
농업농촌과 정아무개씨는 “갑갑해서 내복을 입지 않고 등산용 점퍼를 걸치고 근무한다”며 “결재를 받으러 갈 때는 점퍼를 벗고 다녀온다”고 말했다. 행정지원관실 백아무개씨는 “안에 털이 달린 등산용 바지를 입고 아예 출퇴근 한다”고 전했다.
직원 임아무개씨는 “작은 전기난로를 집에서 가져왔는데, 점검반에게 빼앗겼다”며 “담요를 무릎에 놓고 추위를 견딘다”고 말했다. 도 청사관리계는 지난 8일 일제히 점검에 나서 전기난로 33개를 수거했다. 청사에서 쓰지 않고 집으로 가져간다는 각서를 받고 되돌려줄 방침이다. 2009년과 2008년 두 차례 전북도청에서는 난로로 인해 경미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서는 야근을 줄여 업무효율화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직원 이아무개씨는 “전기 소비를 줄이려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밤 9시 이전에 퇴근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홍보기획과 전아무개씨는 “낮에 일처리를 다하고 제때 퇴근을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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