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고황유 사용 허가? 울산시의 딜레마

등록 2010-01-20 22:44

저황유보다 비용감소·대기질 개선 불구
‘기업들, LNG 대신 사용땐 역효과’ 고민
울산시가 대기질 개선을 위해 2001년부터 금지하고 있는 고황유 사용을 다시 허용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외부에 맡긴 용역 결과 발표가 임박하면서 환경단체와 기업체의 격렬한 공방이 예상된다.

시는 20일 “다음주 언론·시민단체·학계 인사 6명으로 꾸려진 자문위원회를 열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맡긴 ‘지역 대기질 개선을 위한 합리적 연료정책 개선 방안 연구’최종 보고를 한 뒤 다음달부터 공청회 등 시민 의견을 묻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2월 시는 저황유(황이 0.3% 미만인 기름)보다 비용이 덜 드는 고황유(황이 0.3% 이상인 기름)를 공장 가동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기업체들의 건의를 받아들일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1억여원을 주고 용역을 맡겼다.

공방은 크게 두 가지로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수익성과 다소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 이명박 정부가 선포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조를 거스를 것이냐의 문제다. 연구팀의 중간보고서를 보면 오염물질 저감장치를 설치한 시설에서 고황유를 사용하면 그렇지 않은 시설에서 저황유를 사용했을 때보다 아황산가스는 적게 배출되고 미세먼지는 더 많이 배출된다.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는 어느 것을 사용하더라도 변화가 없다. 또 저황유에서 고황유로 바꾸면 2008년도 고황유 사용 5~10위권 업체는 많게는 30년 동안 18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연구팀은 고황유를 사용하더라도 저감장치를 달면 지금처럼 저감장치를 달지 않고 저황유를 사용했을 때보다 대기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고황유를 허가하면 이산화탄소 등 모든 오염물질 배출량이 기름보다 훨씬 적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던 기업들이 비용이 덜 드는 고황유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형근 울산환경운동연합 기획실장은 “울산의 아황산가스 배출농도가 이미 법정기준치를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 아황산가스 저감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늘리는 효과를 낳는 고황유를 선택하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용역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검찰이 얼마 전 공장 굴뚝에 매단 대기오염물질 자동측정기기를 조작해 허위 자료를 전송한 혐의로 울산시 성암소각장 위탁관리업체 간부 2명을 구속기소했기 때문이다.

한 자문위원은 “측정기기 조작이 가능하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보면 같은 기기를 사용하는 기업체들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기업체에서 연구팀에 제공한 자료의 검증부터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