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제안따라 시행
울산대가 올해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희망자에 한해 5만원을 더 걷어서 장학금으로 쓰기로 해 눈길을 끈다.
이 대학은 25일 “여유가 있는 학생들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스스로 돕는 ‘학우사랑 등록금제도’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우사랑 등록금제도는 학생들이 동결된 금액과 동결된 금액에서 5만원이 더해진 등록금 가운데 스스로 선택을 하도록 해 강제사항이 아니다. 학생들은 대학 홈페이지에서 학우사랑 등록금 시행을 알리는 안내문을 읽고 ‘학우사랑 등록금제에 동참하시겠습니까’란 항목에서 ‘동참’을 선택하면 5만원이 추가된 고지서를 받게 된다. 반대로 ‘불참’을 누르면 전년도와 같이 동결된 금액의 고지서를 받는다. 학교 쪽은 5만원이 추가된 등록금이 납부되면 추가된 5만원을 따로 떼내 장학금으로 조성한다. 이 장학금은 모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이 제도를 제안한 것은 학생들이다. 학생과 학교, 직원, 교수 대표들로 꾸려진 대학발전위원회에서 학생 대표들이 “최근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부모들의 고충이 크다”며 “등록금 동결과 함께 사정이 어려운 학우들을 돕기 위해 학우사랑 등록금 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대학 쪽은 이런 학생들의 제안을 고맙게 받아들여 2년째 등록금 동결을 약속하면서 학우사랑 등록금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정준금 울산대 기획처장은 “학생 대표들이 어려운 학생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며 “학부모님들께서 내 주시는 학우사랑 등록금은 울산대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큰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쪽은 전교생 1만2000여 명 가운데 30%만 참가해도 1억8000여 만원이 모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학생들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총학생회 등은 올해 1학기 등록금 납입기한(신입생 2월2~9일, 재학생 2월16~19일) 이전에 신입생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동참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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