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원장 인사·학교땅 매입 과정서 1억여원 받은 혐의
비리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 온 동아대 재단인 동아학숙 정휘위(69) 이사장이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차맹기)는 26일 정 이사장이 2005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당시 동아대 의료원장 손아무개씨한테서 의료원장직을 연임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각각 3000만원과 7000만원 등 모두 1억원을 받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손씨의 부탁대로 2006년 2월 손씨의 임기가 끝난 뒤 한차례 더 의료원장직을 연임시켜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이에 앞서 2005년 1월에는 동아학숙 감사 이아무개씨의 부탁을 받고 부산 중구 중앙동에 있는 이씨의 토지와 건물을 학교 예산 9억5000만원으로 사준 뒤 그해 3월 그 댓가로 이씨한테서 1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건물과 토지가 상권이 침체된 옛 도심에 위치하고 있어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고 학교 용도로 필요성이 없었는데도 정 이사장이 감사 이씨의 부탁을 받고 사 줌으로써 학교에 손실을 입힌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 이사장이 대학병원 운영과 관련해 리베이트를 받고, 대학 건물 신축과 관련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이 학교 내부에서 불거지자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 정 이사장을 비롯해 정 이사장 부인과 학교 및 재단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를 벌여 왔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의료원 신관 건설 과정에서 건설회사와 재단간 유착 의혹이 없다고 하지만, 최근 공개경쟁입찰한 대신동 기숙사가 평당 295만원인데 5년 전 평당 430만원으로 계약한 병원 신관 공사금액에 과다 산정 혐의가 없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교수협의회는 또 지난해 10월과 12월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거나 성명을 발표해 검찰 조사에 대한 재단 쪽의 해명과 함께 정 이사장과 이사진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총여학생회와 4개 단과대 학생회도 지난해 10월 재단 비리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과 개혁을 촉구하는 침묵시위를 벌였으며, 직원노조도 11일 72%가 ‘이사장이 퇴진하는 것이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정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 검찰의 기소에 따른 정 이사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한편, 정 이사장은 검찰이 적용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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