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강병원 본관 위에서 내려다본 육교. 아래쪽에 차량이 몇 대 보이는 곳이 본관 주차장이고 차량이 많이 보이는 맞은편이 종합건강검진센터 주차장이다. 검진센터 쪽의 승강기를 타고 내려가면 223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으로 바로 갈 수 있다. 육교 20여m 앞에 보이는 흰선들은 건널목이다.
울산 중구, 동강병원 건물에 연결 ‘특혜’ 논란
도시미관·보행권 고려한 철거 흐름과 어긋나
도시미관·보행권 고려한 철거 흐름과 어긋나
울산 중구가 공용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병원 건물을 오가는 육교 건립을 허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구는 27일 “2008년 9월 동강병원 본관과 맞은편 종합건강검진센터 사이에 있는 4차로 공용도로 바닥에서 높이 6m 지점에 길이 25m, 너비 4.5m의 육교와 함께 이 육교와 종합건강검진센터 주차장을 연결하는 6m 높이의 승강기(엘리베이터) 설치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동강병원이 다음달까지 12억여원을 들여 이 육교를 완공하면 병원 방문객들이 동강병원 본관 주차장에서 4차로 공용 도로 맞은편 종합건강검진센터와 장례식장으로 바로 오갈 수 있다. 또 종합건강검진센터 주차장에서 승강기를 타고 육교를 통해 본관으로 오갈 수도 있다. 지금은 본관에서 진료나 업무를 본 이들이 종합건강검진센터와 장례식장 및 맞은편 주차장으로 가려면 본관 앞 공용도로에 설치된 건널목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민간업체에 공용도로 위의 육교 건립을 허가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울산에도 현재 19개의 육교가 있으나 민간업체가 지어서 관리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동강병원의 육교가 민간업체가 지어서 관리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되는 것이다.
특히 자치단체들은 몇 년 전부터 ‘육교가 도심 미관을 해치고 시민의 보행권을 제한한다’며 기존의 육교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건널목을 설치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시는 2008년 8월 시청 앞 육교를 16년 만에 없애고 바로 옆에 건널목과 교차로를 만들었다.
동강병원 근처 아파트 주민 김아무개(49)씨는 “육교 바로 앞에 건널목이 있는데 병원 건물만 오가는 육교를 따로 만들면 앞으로 민간업체들이 너도나도 공용도로 위를 지나는 육교를 만들지 않겠느냐”며 “대형병원이 아니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강병원 관계자는 “육교가 설치되면 하루 평균 5000여 명의 방문객들이 80대를 댈 수 있는 본관 주차장보다 223대를 댈 수 있는 종합건강검진센터 주차장을 편리하게 이용하게 된다”며 “휠체어 장애인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고 보기에도 아름다운 육교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동강병원은 1981년 울산에서는 첫 번째 종합병원으로 설립됐으며, 현재 600병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글·사진/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글·사진/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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