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 하얄리아 부지의 관리권이 59년만에 부산시에 이양된 27일 하얄리아 터 정문 앞에서 허남식 부산시장과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장 김영후 중장, 시민 등이 닫힌 정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시민단체, 부산시에 요구
하얄리아 부지 시민공원 추진 범시민운동본부는 27일 하얄리아 터 관리권이 부산시로 이양되는 것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기지 터에 대한 철저한 환경오염 조사 및 치유 뒤 시민공원 조성에 나설 것을 부산시에 요구했다.
범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하얄리아 터 반환은 1990년 중반부터 진행돼 온 시민들의 기지 반환운동이 결실을 보게 된 성과임에도, 미국 쪽이 부담해야 할 오염 치유 비용을 한국이 떠맡는 최악의 선례를 남겼다”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성과를 과시하려는 부산시가 면밀한 검토 없이 반환 협상에 끼어들어 졸속 반환을 서두르는 바람에 이후 많은 갈등의 소지를 남겨 놓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리권을 이양받은 부산시는 5월께 일부지역 개방과 7월께 시민공원 조성 기공식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확한 환경오염 조사와 치유가 선행되지 않는 시민공원 조성은 자칫 오염된 땅에 공원을 조성하는 우스운 꼴이 되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시민운동본부는 “하얄리아 터 전체의 0.26% 지역이 위해한 지역으로 확인됐지만 환경오염 조사와 위해성 평가의 정확한 결과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국방부와 환경부에 하얄리아 터의 환경오염 조사와 위해성 결과에 대한 공개를 촉구했다.
또 “하얄리아 시민공원은 부산을 재생하는 생태공간으로 활용돼야 하는데 시는 기지 주변을 초고층 아파트로 에워싸는 도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는 생태와 역사성이 반영된 공원으로 전면 수정할 것과 시민공원 조성계획에 시민 참여와 여론 수렴의 원칙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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