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 조합원 85% 동참 1억900만원 모아
울산의 일부 대기업 노조들이 지진 참사로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티 난민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8일 “지난 22일부터 26일 낮 12시까지 아이티 국민 돕기 모금운동을 벌여 1억900여만원을 모았으며, 다음달 2일 대한적십자사 울산시지사에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금 모금에 동참한 인원은 1만5376명으로 전체 조합원 1만8000여 명의 약 85%에 이른다. 노조는 앞서 21일 180여 명의 대의원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아이티 국민 돕기 모금운동을 결의했다.
노조는 조합비나 급여에서 한꺼번에 일정금액을 떼면 기부금액도 늘어나고 모금운동도 손쉽게 전개할 수 있었지만 자율적인 모금운동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조 간부들이 노조원들한테 성금 모금 취지를 설명한 뒤 이름과 기부금액을 적는 접수지를 돌려 급여에서 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현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많게는 10만원까지 낸 조합원들도 있었다. 외국에 파견 나간 10여 명도 3만~5만원을 보냈다. 1인당 평균 3000원씩 최소 5000만원을 목표로 했던 노조는 결국 1억원을 넘겼다. 노조 홍보편집실 정영욱 실장은 “2004년 동남아시아에 쓰나미가 덮쳐 국제구호운동이 벌어졌을 때 자율 모금운동을 벌였으나 목표한 금액의 3분의 1정도밖에 못 걷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아이티 국민 돕기 모금 결과는 의외”라며 “기부문화에 대한 노조원들의 인식이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각 사업장 대의원 대표와 집행부 임원들로 꾸려진 확대운영위원회를 열어 아이티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결의한 뒤 대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지난 20일부터 이달 말까지 노조 간부들이 모금함을 들고 다니면서 성금을 모으고 있다.
장규호 노조 대변인은 “노조 기금 일부를 성금으로 내거나 노조 간부 중심으로 모금운동을 벌인 적은 많지만 전체 조합원 4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완전 자율모금을 하는 것은 노조 창립 23년 만에 처음”이라며 “많은 조합원이 동참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