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총생산·과세대상 급여는 전국 최고지만
개인소득 서울에 뒤져…“본사로 소득 빠진 탓”
개인소득 서울에 뒤져…“본사로 소득 빠진 탓”
이른바 ‘부자도시’ 1위는 울산인가?
결론은 통계 기준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통계청이 해마다 발표하고 있는 1인당 지역총생산(GRDP)을 기준으로 하면 울산은 부자도시 1위다. 2008년도 울산의 1인당 지역총생산은 4862만원으로 2위 충남(2996만원)의 1.6배나 됐다. 이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공장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의 ‘2008년도 주소지별 과세 대상 급여 규모별 연말정산 신고 현황’을 기준으로 했을 때도 울산은 부자도시 1위다. 2008년도 울산 근로자 35만6566명의 평균연봉(상여금과 성과급 포함)은 3194만원으로 2위 서울의 2894만원보다 300만원 많다. 앞서 2007년에도 울산은 3150만원으로 유일하게 3000만원을 넘겼다. 2위는 서울로 2674만원이었다.
하지만 통계청이 올해 처음으로 발표한 2008년도 개인소득에선 울산은 1535만원으로 서울(1550만원)에 이어 두 번째다. 2008년도 울산의 1인당 지역총생산(4862만원)이 서울(2448만원)보다 갑절 가량 많은데도 개인소득에서 서울보다 뒤진 이유는 뭘까?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그 이유를 내놨다. 먼저 대기업이 많은 울산은 대규모 공장이 많아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하지만 소득의 상당한 부분이 대기업 본사가 있는 곳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 실제 울산의 2008년도 총생산액 대비 지역총소득 비중은 72%에 그쳐 역외 이전 비중이 16개 시·도 가운데 전남과 충남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울산에서 생산되는 상품 가운데 세금이 많이 부과되는 품목이 많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자영업자의 비율이 18.2%로 전국 평균 24.3%보다 6.1% 포인트나 낮아 영업이익이 본사가 수도권에 있는 기업에 많이 분배되는 것도 변수다.
지역총생산과 개인소득, 근로자 평균임금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의미가 있을까? 지역총생산은 순수한 소득의 개념이 아니므로 부자도시의 지표로 인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 최재혁 조사역은 “근로자 평균임금은 근로자의 임금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개인소득은 임금소득에다 금융·부동산 이자와 임대료 등의 재산소득 등 비근로소득을 모두 포함한 것이므로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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