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기 일부·문건 훼손
4대강 정비사업에 반대하며 남한강에 설치되는 보에 대해 전면 조사에 나선 환경단체 사무실에 괴한이 침입했다.
1일 경기도 여주환경운동연합 이항진 집행위원장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달 31일 낮 12시께 여주군 여주읍 창리 195번지 2층 사무실 문이 뜯긴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뜯긴 철제 사무실 문은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 등 공구를 사용해 심하게 부서져 있었다.
또 흙이 많이 묻은 발로 사무실을 휘젓고 다닌 괴한은 사무실 컴퓨터를 켜 열어보는 등 집기 일부를 흩트려놨으나, 디지털카메라나 외장하드디스크 등 값어치 있는 물건에 대해선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고 환경운동연합은 전했다.
그러나 괴한은 책상 안에서 국토해양부의 문건을 꺼내 찢어놓았는데, 이 문건은 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9월 한강 살리기와 관련해 국토부에 공청회 개최를 요구한 데 따른 답변서다. 이 위원장은 “여주 지역신문과 함께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는데 신문사 물건은 현금에도 손을 대지 않았다”며 “지난달 29~30일 남한강에 설치되는 보를 집중 조사하고 다닌 뒤 벌어진 일이어서 단체 활동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위협이나 정보수집 목적으로 저지른 일인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을 감식하고 탐문 수사에 나섰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