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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경희궁안 흉물 ‘방공호’ 어찌할꼬

등록 2010-02-08 22:10

서울역사박물관이 근ㆍ현대 유물 수장고로 검토하고 있는 경희궁 안 방공호. 문화재 전문가들은 이 방공호를 원형 그대로 시민들에게 개방해 역사교육 현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역사박물관이 근ㆍ현대 유물 수장고로 검토하고 있는 경희궁 안 방공호. 문화재 전문가들은 이 방공호를 원형 그대로 시민들에게 개방해 역사교육 현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역사박물관 “유물 수장고 검토”
전문가들 “역사 교육 현장으로”
서울역사박물관이 경희궁 안에 흉물스럽게 방치돼온 방공호를 서울지역 근·현대 유물 수장고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화재 전문가들은 이를 유물 수장고보다는 역사교육 현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 5일 “일제 강점기에 경희궁 안에 일제가 만들어 놓은 방공호를 고쳐 근·현대 유물을 임시로 보관하고 연구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공호는 1944년 일제가 전쟁 때 통신시설을 갖춘 사령부로 쓰기 위해 만든 것으로, 당시 조선총독부 체신부 직원이 경성중(현 서울고) 학생들을 동원해 이 건물을 지었다. 서울시가 2003년 작성한 ‘(경희궁) 방공호 차단벽 착굴 내부조사 결과보고’를 보면 이 방공호의 너비는 7.1m, 길이는 105m에 이른다. 안에는 10여개의 작은 방이 있고, 바깥벽의 두께는 3m에 달한다. 그동안 이 구조물은 경희궁 관리에 필요한 빗자루와 사다리 등 장비를 보관하는 장소로 쓰였다.

정명아 서울역사박물관 유물관리과장은 “서울에서 진행되는 재개발 사업으로 조선시대 뿐만 아니라 광복 이후 근·현대 유물이 많이 발견되면서 이를 보관할 공간을 찾다가, 박물관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희궁 방공호를 수장고로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방공호는 수장고로 바꾸는 것에 부정적이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방공호를 수장고로 활용하려면 습도와 온도 조절 장치 설치 등 적잖은 보수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며 “돈을 들여 시민들의 접근을 막기보다는 아픈 역사의 현장을 원형 그대로 시민들에게 공개해 교육 현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공호를 수장고보다는 박물관으로 활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은 “일본이 군사기지로 활용했던 지하요새를 박물관으로 활용한 제주 가마오름평화박물관처럼 일제가 만든 방공호도 훌륭한 박물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과장은 “다양한 의견이 있는만큼 방공호 활용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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