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기본급 인상” 전면 파업
회사, 사무직원 투입 공장가동
회사, 사무직원 투입 공장가동
사무직 주 70시간이상 근무
피로감 쌓여 안전사고 우려
“경영진의 노조 무력화 의도” 울산석유화학단지 안 코오롱인더스트리(옛 코오롱유화) 울산공장 노사가 넉 달째 극한 대립을 하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10일로 85일째 전면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지난해 7월 회사 쪽에 기본급 8.83% 인상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지난해 10~11월 노조 설립 21년 만에 처음으로 세 차례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지난해 11월19일부터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조의 파업에 맞서 회사 쪽은 일부 사무직원을 현장에 투입해 지난달 17일부터는 28명이 맞교대로 공장 가동에 나서고 있다. 전면파업이 계속되면서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노조의 파업이 합법이어서 외부 인력을 대체 투입하기 어려움에 따라 작업에 나선 직원들의 1인당 주당 근무시간이 70시간을 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안전사고도 우려되고 있다. 노동부가 법정근로시간을 넘기지 말라고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회사는 이미 주문받은 물량을 거래처에 공급하기 위해 맞교대를 강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울산공장이 설립 34년 만에 파업사태를 맞은 것은 코오롱그룹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다. 상대적으로 우량회사인 코오롱유화와 재무 구조가 상대적으로 나쁜 ㈜코오롱이 2007년 합병을 하면서 그룹 경영진이 전국 사업장의 기본급을 3년 연속 동결했기 때문이다. 코오롱유화 노동자들은 흑자인데도 기본급이 이웃한 회사들에 견줘 너무 낮다며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룹 경영진은 성과급을 차등해서 지급하며 노조의 주장을 일축했다. 코오롱유화 울산공장의 기본급을 인상하면 나머지 사업장도 기본급을 동일하게 인상시켜 줘야 하고, 이는 곧 경영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울산공장 노동자들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1989년 노조를 처음 설립했을 때 상급단체를 한국노총으로 뒀다가 97년 민주노총으로 옮긴 데 이어 지난해 6월 산업별노조인 전국화학섬유산업노조에 가입한 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형식적인 교섭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800%의 성과급을 주면서 1%의 기본급도 올리지 않겠다는 것은 노조에 밀리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경영진이 상생을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설 연휴 뒤 맞교대에서 3조3교대로 바꿀 예정이며,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극복되면 기본급을 계속 동결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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