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웅촌면 춘해보건대가 노조의 파업에 맞서 대학으로는 이례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춘해보건대는 11일 “지난 10일 오전 9시부터 노조원들의 교내 출입을 불허하는 직장폐쇄 신고서를 부산노동위원회와 울주군에 냈다”고 밝혔다. 노조의 파업에 맞서 사용자가 직장폐쇄 신고를 하면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협정근로자를 뺀 노조원들은 사업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이 대학 노조원들은 학교 출입 자체를 할 수 없지만, 학교 쪽의 양해로 현재 대학 구내식당으로 출근하고 있다.
대학 쪽의 직장폐쇄에 대해 노조는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의도적이고 공격적인 조처”라고 주장했다. 직장폐쇄 전날인 9일 오후 3시께 전체 노조원들이 10일 오전 9시에 업무 복귀를 결의하고, 직장폐쇄 공고가 나붙은 1시간여 뒤 공문으로 학교 쪽에 업무 복귀 의사를 전달했는데도 대학 쪽이 직장폐쇄를 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 쪽은 노조의 공문을 받고 6시간 뒤 노조에 공문을 보내 “학사 업무가 정상적으로 될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 없으면 직장폐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대학 노조는 대학 이사장의 아내인 김희진 총장의 오빠가 행정처장으로 부임한 뒤 직원들과 자주 마찰을 빚은 것이 계기가 돼 2006년 10월 설립됐다. 노조는 지난해 7월부터 조합원에 대한 인사 차별 중단과 노조 활동 보장 등을 요구했으나 대학 쪽이 인사권 침해라며 거부하자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20여차례 부분파업을 벌이고 이달 4일부터 총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에 맞서 대학 쪽은 노조의 잦은 파업으로 정상적인 업무를 볼 수 없다며 직장폐쇄를 전격 단행했다.
정연식 전국대학노조 춘해보건대지부장은 “지난 3년 동안 노조에 가입한 행정직 16명 가운데 1명만 승진하고 비노조원 행정직 12명 가운데 11명이 승진했다”며 “대학 쪽이 노조원에 대한 인사 차별도 모자라 공격성 직장폐쇄로 노조를 압박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 관계자는 “노조가 대화를 하려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아 직장폐쇄를 당장 풀 수가 없다”고 밝혔다. 보건의료 특성화대학인 춘해보건대는 1968년 설립됐으며, 간호과 등 2~3년 과정의 16개 학과가 있다. 또 부산 범천동에 춘해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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