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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위기의 4대강에 띄운 ‘회심곡’

등록 2010-02-23 19:45수정 2010-02-23 21:49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하고 생명의 강을 위한 방생법회와 수륙재가 23일 오전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천송리  신륵사 남한강변에서 열려 서울 화계사와 금선사 등 신도 천5백여명이 법회를 듣고 있다.   법회가 끝난 뒤에는 참가자들이 강변을 따라 두줄로 걸으면서 숨결을 느끼는  ‘남한강 숨결 느끼기‘ 행사가 진행됐다. 여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하고 생명의 강을 위한 방생법회와 수륙재가 23일 오전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천송리 신륵사 남한강변에서 열려 서울 화계사와 금선사 등 신도 천5백여명이 법회를 듣고 있다. 법회가 끝난 뒤에는 참가자들이 강변을 따라 두줄로 걸으면서 숨결을 느끼는 ‘남한강 숨결 느끼기‘ 행사가 진행됐다. 여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불교계 1500여명 신륵사서 연합법회
“이명박 정권에 잡힌 강 방생 나서야”
“위기 처한 4대강아 다시 보자 남한강아/ 같은 하늘 같은 땅에 부끄러워 못 살겠네/ 청와대는 귀머거리 소통불통 독불장군/ 일심으로 발원하세 북악산이 정직하길/ 마음모아 지켜보세 생명평화 지켜가세….”

23일 오전 경기도 여주군 신륵사 앞 남한강 둔치. 뽀얀 물안개가 솜처럼 깔린 강물 위로 ‘생명의 강을 살려달라’는 ‘회심곡’이 구성지게 울려 퍼졌다.

짙은 안개 너머로는 신륵사의 명물인 6각형 정자 ‘강월헌’이 아스라이 보였지만, 천년 고찰의 고즈넉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신륵사 앞 남한강, 굽이쳐 흘러야 할 강물은 가물막이 공사로 이미 갇혔고 새들의 울음소리도 중장비의 굉음 속에 묻혔다.

‘생명을 죽이는 것은 자비의 종자를 끊는 것이다’, ‘강과 나는 원래 한 몸이라 강물을 가둠은 나를 묶는 것이다’ 등의 펼침막으로 둘러싸인 신륵사 경내의 이날 분위기는 절박함마저 느껴졌다.

대한불교 조계종 환경위원회 후원으로 열린 ‘생명의 강을 위한 연합방생 법회’와 ‘수륙재’(물과 땅에서 헤매는 넋에 올리는 불교의식)는 오전 10시20분께 시작돼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불자 1500여명이 모인 법회의 사회를 맡은 성전 스님(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장)은 “강은 강으로 흘러야 하고 생명은 생명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4대강 삽질은 멈춰야 한다”고 외쳤다.

조계종 교육원장을 지낸 청화 스님도 이날 법문을 통해 “불교 최고의 계율은 ‘불살생’이고, 방생은 죽게 된 생명을 살리는 적극적인 자비의 실천”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그물에 잡혀 있는 물고기 같은 신세인 강을 방생하는 일에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계 환경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수경 스님은 “지금 여기는 무차별적 대량 살상의 현장, 비극의 현장”이라며 “그 어떤 살생보다 무거운 악업인 4대강 사업을 막아내자”고 생명의 강 살리기를 제안했다.


특히 그는 “현재 기도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며 울먹여 신도들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수경 스님은 다른 승려들과 함께 다음달 초부터 신륵사 주변 남한강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천막 농성과 법회를 연달아 열 계획이다.

전국 사찰 10여곳에서 이곳에 모인 불자들은 ‘생명의 노래’ 등 노래를 합창한 뒤 강에 세 번 절하고 강변을 걷는 ‘남한강 숨결 느끼기 행사’도 열었다.

봄방학이라서 이날 엄마를 따라왔다는 김수현(11)군은 “이렇게 멋진 강을 왜 파헤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주/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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