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2곳, 급식실 30명 계약해지
‘무기직 전환’ 대상 안돼 발동동
‘무기직 전환’ 대상 안돼 발동동
사립학교인 울산의 ㅅ고와 ㅈ고는 지난달 학교 급식 담당 영양사와 조리사, 조리원 등 30여 명에게 28일자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학교 쪽은 “학교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 급식 일부를 다음달부터 외부에 맡길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이들이 “길게는 10년 동안 한 달에 겨우 80여만원을 받으면서 하루 8~9시간씩 일해 왔는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해고를 할 수 있느냐”며 반발했지만 학교 쪽은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두 학교가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는 것은 2007년 7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비정규직보호법(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부칙 2항 4조 때문이다. 이 법이 시행되기 전에 고용된 비정규직은 2007년 7월1일 이후 최초 계약일로부터 2년이 지나야 사업주가 계속 채용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2008년 2월 말 새 계약을 체결한 두 학교 급식 담당자들은 근무 기간이 2년이 되는 이달 말 이전에는 계약을 해지해도 문제가 없다.
정부가 2007년 6월26일 “2007년 5월31일 현재 공공부문에서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하면서 사립학교 비정규직을 포함하지 않아 사립학교 비정규직은 고용을 보장 받는 무기계약직 전환도 가로막혀 버렸다.
울산시교육청 행정과 관계자는 “당시 정부에 사립학교 비정규직도 교육청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으므로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자에 포함해 달라고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사립학교들이 비정규직의 고용을 유지해 달라는 교육청의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울산본부는 “교육청이 국·공·사립을 가리지 않고 영양사와 조리사는 인건비 100%, 조리원은 32%를 동일하게 지원하고 있는데도 사립학교 급식 담당 비정규직만 계약 해지를 당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며 적극적인 행정지도를 촉구했다. 또 “잘못된 비정규직법의 시행으로 생계형 비정규직들이 무더기로 일자리를 잃고 있다”며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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