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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출자한 ‘벡스코’ 20억 투자손실

등록 2010-02-25 22:02

2006년 원자재펀드 투자…한해 수익 4배 날려
정해수 전사장 책임 눈감고 실무자만 문책 논란
부산시가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벡스코가 펀드에 투자해 한 해 수익의 4~5배인 20억원 규모의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벡스코는 25일 감가상각비 적립금과 해마다 발생한 3억~4억원 정도의 잉여금 등을 모은 200억원 이상을 금융기관에 정기예금으로 맡기거나 수익용 펀드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금융위기가 덮치면서 원자재 관련 펀드에 투자한 20여억원을 모두 날려버렸다고 밝혔다.

이 펀드에 대한 투자는 코트라 출신으로 1, 2대 사장을 지내고 2007년 3월 퇴임한 정해수 전 사장의 임기 만료 수개월을 앞두고 이뤄졌다. 벡스코는 지난해 결산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실무책임자인 이영준 경영지원팀장(2급)을 1개월 감봉 조처한 뒤 전시팀의 팀원으로 전보 발령했으며, 경영지원팀 전용호 차장은 6개월 정직의 징계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펀드 투자가 정해수 당시 사장의 지시로 이뤄지는 등 당시 경영진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음에도 실무 관계자 2명에게만 책임을 물어 사건을 축소해 덮으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투자의 적절성 등을 따져 책임을 묻게 되면 구상권을 청구해야 할 상황도 배제하지 못해 전·현직 경영진들의 책임 공방이 예상된다.

부산시와 코트라는 1998년 11월 공동출자해 벡스코를 설립한 뒤 시 소유 토지 12만4천여㎡의 무상 사용을 조건으로 현대컨소시엄에 맡겨 건물을 지어 2001년부터 전시장과 컨벤션홀 등을 운영해 왔다.

벡스코는 설립 이후 해마다 24억원의 감가상각비를 적립해 왔으나, 감사원의 지적을 받아 지난해 부산시에 건물을 기부채납함에 따라 감가상각비 24억원과 건물 사용료 4억여원 등 해마다 30억원 규모를 추가 부담하게 됐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공동출자자인 코트라는 지난해 12월30일 벡스코 지분 매각 공고를 내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주식회사인 벡스코 지분 비율은 부산시 37.8%, 코트라 26%, 시공사인 현대컨소시엄이 36.2%다.

벡스코 김수익 사장은 “감가상각비 적립금 등 유보자금의 일부를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기도 하고 손해를 보기도 했으나 위험 부담이 커서 내가 맡은 이후에는 새로운 투자는 하지 말도록 했다”며 “행정절차의 하나로 일부 관련 직원들을 일단 징계했으며, 정확한 진상을 조사한 뒤 최종 처리 방침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트라 출신인 김 사장의 임기는 다음달 말까지여서 연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수윤 기자 s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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