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30년대 서울의 대표적 교통수단은 토박이들이 ‘냉냉이’라고 부른 전차였다.(왼쪽 사진) 또 4대문 안을 가로지르는 청계천은 서울 서민들의 대표적 빨래터 구실을 했다. 서울시 제공
냉냉이 전차…삼청동천 빨래터…
서울역사 구술자료집 첫 발간
일제시대~60년대 생활 담아
서울역사 구술자료집 첫 발간
일제시대~60년대 생활 담아
“그땐 화신(백화점) 앞에서부텀 효자동까지 전차가 있었다구. 그걸 ‘냉냉이’라 그랬어요. 쪼끄만 게 ‘냉냉냉’하구 다녀, 소리가.” 서울 토박이 고희구(75)씨의 1930~40년대 전차 추억담이다. 고씨는 차장이 해야 할 허드렛일을 대신 해주고 전차표를 한장씩 얻는 재미에 전차역 주변에서 자주 놀았던 어린 시절 이야기도 전했다. 1899년 서울에 처음 등장한 전차는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이었다.
“중학동 한국일보사 앞 동십자각 맞은 짝에 빨래터가 있었구···(중략)···수표교 밑에는 김두한이 놀던 데야 그게. 거긴 양잿물이야. 양잿물 넣구 (빨래를) 삶는 거야.” 지금은 복개돼 없어진 청계천의 상류 삼청동천(중학천)에는 빨래터가 많았다. 냇가 군데군데에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가마솥이 걸려 있었는데 양잿물을 붓고 장작불을 때서 옥양목, 무명 등을 삶았다고 한다. 청진동에 사는 홍순하(78)씨는 “지금 여기 르메이에르 빌딩까지 장마가 지면은 개천이 넘어가지고 장화를 신고 다닐 정도였어요”라며 여름철 삼청동천의 풍경을 설명했다.
평범한 서울 시민들이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의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려낸 책이 나왔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는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기억하고 있는 서울 토박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서울 토박이의 사대문 안 기억>을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책은 서울의 근·현대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시가 2009년부터 시작한 ‘서울역사 구술자료집’ 발간 사업의 첫번째 결과물이다.
이 책에는 1920~30년대에 태어난 서울 토박이 16명이 일제 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사대문 안에서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과 기억이 담겨 있다. 지역별로는 사대문 안을 4개 권역으로 나누고 그 안에서 70여개 주제별로 토박이들이 경험한 서울과 시대상의 변화를 수록했다.
전차를 ‘냉냉이’이라고 불렀던 일, 서대문 영천의 동동구리무(러시아 행상들이 팔던 화장품) 장수를 따라나섰다 길을 잃었던 추억, 유곽(성매매 지역)을 운영하던 일본인들이 미워 점포 앞에 쌓아 놓은 소금을 발로 차고 도망가던 일 등 추억담과 서울의 경관, 시민생활상 등이 담겨 있다.
<서울 토박이의 사대문 안 기억>은 시내 주요 서점에서 살 수 있으며,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서울시 문화정보네트워크(culture.seoul.go.kr)를 통해서도 전문이 공개된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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