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소집 1800명 큰길 말끔
주민참여 낮아 골목길 미끌
주민참여 낮아 골목길 미끌
충북 청주시는 눈 잘치우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눈만 내리면 남상우 시장 등 모든 직원들이 비상 소집돼 눈을 치우기 때문이다. 10일 새벽6시까지 10.6㎝의 눈이 내리자 남 시장 등 직원 1800여명이 나서 눈을 치웠다.
남 시장은 큰 눈이 내린 9일 밤11시까지 산성터널, 목련공원길, 우암산성길 등 제설 현장에서 작업을 지시하며 직접 눈을 치우기도 했다. 비상 소집 문자를 받은 직원들도 제설 차량 15대를 동원해 사직로·공항로 등 시가지와 청주가로수길 등 36곳 238㎞에 염화칼슘 126t, 소금 322t 등을 뿌리며 제설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청주시내 곳곳을 들여다 보면 제설 작업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시는 집·점포 앞의 눈은 손수 치우는 것을 뼈대로 한 ‘건축물 관리자 등의 제설·제빙 책임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2007년 1월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비·삽 등을 주민센터에 마련해 두고 눈이 내리면 집주인이나 관리자 등이 자발적으로 눈을 치우도록 하고 있지만 참여율은 낮다.
시 재난관리과 이진영씨는 “동별로 자율 제설반을 꾸리는 등 주민 참여를 유도하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라며 “공무원 등이 나서는 큰길은 제설이 잘되는 데 골목 제설은 아쉬운 면이 많다”고 말했다.
청주시 내덕동 등 높은 지대 경사로는 눈을 녹이는 열선이 깔려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제 9일 밤에는 열선 경사로에 눈이 쌓여 통행을 포기하는 운전자들이 속출했다.
상당구청의 위탁으로 열선 도로를 관리하고 있는 이아무개(54)씨는 “9일 밤8시20분께 열선을 작동시켰지만 눈이 너무 내려서 그런지 아침께야 눈이 녹았다”며 “열선 도로는 눈이 내리기전 미리 작동시켜 열을 내야 눈이 녹는데 구청에서 전기요금이 많이 나온다며 부분 작동만 하게 해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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