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시공 프로그램 나와
짓고 싶은 한옥의 모양과 나무의 종류, 공사비 등을 한눈에 두루 알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나왔다.
울산 울주군 두동면의 한국전통건축학교가 최근 개발한 ‘한옥 시공 매뉴얼 및 표준공사비 산출시스템’이 그것이다. 이 시스템은 울산시 문화재 전문위원을 맡고 있는 이창업 울산대 외래교수와 석재흔·강선의씨 등 한국전통건축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3명이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 동안 머리를 맞대어 개발했다. 한옥을 지을 때 실제로 드는 경비를 산출하기 위해 목재 가격과 인건비 등을 직접 조사했다.
시스템 이용 방법은 먼저 건축 양식을 선택한다. 이어 짓고 싶은 한옥의 건축 면적을 정한다. 단출하게 살고 싶다면 33㎡를, 좀 넓은 공간에서 살고 싶다면 66㎡를 선택하면 된다. 이때 건축 면적이 넓으면 나무의 양이 늘어나므로 공사비가 더 들어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어 한옥의 목재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국산을 선호한다면 육송(국산 소나무)을 쓰면 된다. 이런 기본선택이 끝나면 선택한 목재의 구입 가격과 한옥을 완공하는 데 필요한 작업 기간 및 작업인부, 하루 일당 등이 자동으로 제시된다.
한국전통건축학교 쪽은 “전문적인 전통건축용어를 잘 모르는 일반인(건축주)도 공사 전에 건축 양식과 사용될 자재 및 건축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한옥 신축 뒤 시공회사와 건축주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과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현재 한옥 시공비가 3.3㎡당 1000만원이 넘어서는 것은 한옥 자재 공급의 일원화와 매뉴얼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사용하면 검증된 자재 사용과 정확한 시공은 물론이고, 보급형은 3.3㎡당 500만원 이하에 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려면 한국전통건축학교를 직접 방문해서 학교 컴퓨터를 이용해야 한다. 자칫 이 프로그램을 도용해 상업적으로 이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전통건축학교는 ‘한옥 시공 매뉴얼 및 표준공사비 산출시스템’을 특허 출원할 예정이다. 지적재산권은 사단법인 한국전통건축협회가 갖고 사회적 일자리 창출 등 공익적 목적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도 세워 놓았다.
한국전통건축학교는 2008년 9월 울산지법 판사를 지낸 이창림 변호사가 ‘한옥의 대중화’를 내걸고 문을 열었다. 일반인과 실직자를 대상으로 한옥 짓는 방법 등의 강좌를 해마다 열고 있으며, 생태 집 짓기 견학장소로 학교를 개방하고 있다. (052)269-5334~5.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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