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 3년간 재직 확인…사령원부 등 공개
안중근 의사의 딸 안현생(1902∼1960) 선생이 한때 대구 효성여대 교수로 재직했던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대구가톨릭대는 25일 “안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최근 학교의 서류를 정리하던 중 안 여사가 1953년부터 56년까지 3년 동안 효성여대 문학과(불문학 전공) 교수로 재직한 자료를 찾아냈다”며 사령원부와 전직 교수 명단 등 당시 서류를 공개했다. 효성여대는 대구가톨릭대의 전신이다.
대학 쪽이 공개한 사령원부에는 ‘1953년 4월1일 교수에 임함 안현생’이라고 펜으로 쓰여져 있다. 안 여사가 재직한 문학과는 국문과, 영문과, 불문과 등 전공별로 나눠져 있고, 시인 조지훈 선생이 전임강사, 구상 선생이 부교수에 임명된 기록도 적혀 있다. 안 여사는 1956년 3월31일자로 사직한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다.
안 의사의 2남1녀 가운데 외동딸인 안 여사는 여덟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프랑스인 신부의 보호를 받으며 살다 열세살에 제정 러시아로 망명했다. 열여섯살에 중국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에서 불문학과 미술을 공부한 뒤 귀국해 서울에서 생활했다. 이후 6·25전쟁을 피해 대구로 내려왔으며, 이때 3년 동안 효성여대 교수로 재직했다. 안 여사는 1960년 서울 북아현동에서 고혈압으로 세상을 뜬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물한살에 결혼해 슬하에 두 딸을 뒀다는 기록이 있다.
소병욱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온 국민이 존경을 하는 안중근 의사의 따님이 교수로 재직했다는 사실이 뒤늦게나마 확인돼 자랑스럽고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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