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가치 일깨우는 ‘헌책방’ 주인
극단 자갈치, 4월 정기공연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소재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소재
극단 자갈치는 다음달 2~18일 극단 소극장에서 올해 제28회 정기공연으로 부산을 대표하는 추억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보수동 책방골목을 소재로 한 창작극 <헌책방>(사진)을 선보인다. 이 연극은 극단 자갈치가 “부산의 근대사는 바로 대한민국의 근대사다”라는 화두를 내걸고 2008년부터 부산 근대사의 ‘랜드마크’를 찾아 40계단과 영도다리에 이어 세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보수동 책방골목을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이 극단은 2008년과 지난해엔 정기공연으로 각각 <굿거리 트로트>와 <영도다리>를 선보인 바 있다. 작품은 어느 비 오는 날 ‘비에서도 책 냄새가 난다’는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한 70대 노인을 비롯한 책방 주인들이 가판의 책을 치우느라 분주한 발걸음을 움직이면서 시작된다. 헌책방에서 희귀본을 싸게 구해 고수익을 올리는 이른바 ‘북헌터’가 노인의 아들과 공모해, 노인이 파지 줍는 할머니한테서 받은 책이 자신이 찾던 책임을 알고 이를 빼돌리려 한다. 하지만 ‘북헌터’에게만큼은 그 책을 팔려 하지 않는 노인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게 되면서 극이 전개된다. 공연 기획을 맡은 이상우 전 대표는 “책이 지식과 정서를 함양해주는 본래의 구실보다 희귀성으로 인한 경제적인 가치로 더 평가받는 안타까운 현실을 되짚고, 5공 초기 검찰에 의한 부산의 대표적인 용공조작사건이었던 ‘부림사건’의 후유증도 상징적으로 나타내려 했다”며 “보수동 책방골목과 헌책이 주는 의미를 돌이켜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 쪽은 작품의 현실감을 높이려 보수동 책방골목 번영회 관계자들의 자문도 구했다. 26일 저녁 7시 창단 24돌 기념일을 맞아 지역 극단 관계자와 후원자들을 초청해 <헌책방> 시연회도 연다. (051)515-7314.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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