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치기로 돈 빼돌린 혐의…중소기업 대표 등 45명 입건
국내 부유층 인사들이 중국 마카오에서 카지노 도박을 일삼으며 거액의 도박자금을 환치기를 통해 국외로 빼돌려 오다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외사수사대는 29일 국내 부유층 인사들을 꾀어 마카오 원정 카지노 도박을 알선하고 카지노 쪽에서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도박 방조)로 마카오 현지 도박 알선 조직원 권아무개(45)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마카오에서 카지노 도박을 일삼은 혐의(상습도박)로 중소기업 대표 강아무개(47)씨 20명, 이들에게 도박자금을 빌려주고 환치기를 통해 변제받아온 혐의(외국환거래법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김아무개(46·여)씨 등 현지 환치기업자 등 15명을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권씨 등 도박 알선 조직원들은 2008년 5~10월 국내 중소기업 대표 등에게 마카오 카지노 투자를 권유해 현지 시찰을 빌미로 ‘바카라’라는 도박을 알선하고 카지노 쪽으로부터 베팅 금액의 1%가량을 수수료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현지 환치기업자 등과 짜고 도박자금을 무한정 빌려주고 환치기를 통해 변제받는 수법으로 100억원대를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도박 알선 조직원들은 마카오 유명 카지노 한국인 판촉 담당 경력 및 국내 강원랜드 딜러 출신들로, 카지노 에이전트로 영입된 뒤 한국인 손님들을 유치해 도박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항공권과 호텔 예약 및 사용료 할인과 벤츠 등 고급차량 및 통역서비스 지원 등 갖가지 편의를 제공하며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상습도박자 20명 가운데 절반가량은 서울·경기지역 중소기업 대표들이며, 이들은 한 번에 몇천만원에서 몇억원까지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한국 관광객들이 출국 때 가져갈 수 있는 돈이 미화 1만달러로 제한돼 있으나, 카지노 도박 알선조직을 통한 고액 수표 교환과 환치기를 통해 막대한 자금이 국외로 유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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