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성남시 경차택시 ‘시들시들’

등록 2010-03-30 22:56

지원없는 시범운행…“사납금 못채워” 기사들 운행 기피
“피곤한 건 둘째 치고 돈벌이도 안되는 애물단지를 누가 끌고 다니려 하겠습니까?” 지난 28일 오후 7시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서 만난 ‘경차택시’ 기사는 이렇게 투덜댔다.

전국 처음으로 성남시에 도입된 경차택시가 시범운행을 한 지 한 달이 막 지났다. 성남시 관내 택시업체 22곳에 1대씩 배치돼 지난달 24일부터 첫 운행을 시작한 경차택시. 1000㏄ 미만의 경차택시(기아차 모닝)는 기본요금이 1800원이고 주행요금은 187m당 100원으로, 중형택시(기본요금 2300원, 주행요금 144m당 100원)의 77.7% 수준이다. 여기에 경차택시는 연간 탄소배출량을 중형택시보다 37% 줄일 수 있어 ‘착한 택시’란 애칭까지 붙었다.

하지만 이런 인기는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기사들은 보조금 등 특별한 지원이 없는 경차택시 운행을 꺼리고, 승객들은 상대적으로 안전성이나 승차감이 떨어지는 경차택시 이용을 피하기 때문이다.

택시운전 경력 4년차의 한 경차택시 기사는 “일반택시를 몰 때는 사납금을 채우고도 몇 만원씩 가져갈 수 있었지만, 경차택시를 운행한 뒤로 사납금을 채우기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사납금’은 택시기사가 하루 동안 택시 운행을 한 뒤 회사에 납부하는 돈인데, 회사마다 다르지만 수도권 대도시 지역은 8만5천원 안팎으로 정해져 있다. 또 경차란 특성 때문에 4시간 정도만 운행하면 피로까지 많이 쌓여 기사들이 서로 운전을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승객들도 고개를 돌리고 있다. 중형에 비해 안전도가 떨어지는데, 이에 대한 보완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회사에서만 경차택시에 에어백을 설치해 운행 중이다. 여기에 유난히 언덕길이 많은 성남시의 지형에선 배기량이 적은 경차택시의 운행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시범운행 초기 하루 2교대로 쉴새 없이 운행되던 경차택시는 최근 들어 기사 한 명이 10시간 안팎을 운행한 뒤 차고에 세워두기 일쑤다.

한 택시회사 간부는 “당국이 나서서 승객의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법인이나 기사에 대한 보조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몇몇 회사에선 아예 경차택시를 세워두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성남시 관계자는 “경차택시 운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6개월 가량의 시범운행을 거쳐야만 전체적인 진단이 끝나 이에 따른 보조 정책 등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