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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리 주민들 ‘명례산단 송전탑’ 반발

등록 2010-04-06 23:09수정 2010-04-06 23:10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장안리 하장안 마을 뒷산의 송전탑 이설 공사 현장. 산 밑으로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장안리 하장안 마을 뒷산의 송전탑 이설 공사 현장. 산 밑으로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산단 “마을서 먼 곳에” 약속 깨고 뒷산에 설치
주민들 “자연경관 훼손에 재산·건강권 침해도”




“산업단지에서도 기피하는 송전탑을 왜 우리 주민들이 떠안아야 합니까?”

부산 기장군 장안읍 관광명소 장안사를 끼고 있는 장안리의 조용하던 하장안 농촌마을이 최근 느닷없이 불거져 나온 송전탑 때문에 떠들썩하다. 마을 곳곳에 송전탑 이설을 반대하는 펼침막이 내걸리고, 지난 2일엔 주민들이 부산상공회의소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사태의 발단은 부산 지역 기업인들이 주축이 된 부산상공산단개발㈜이 마을 뒷산 너머 명례리 일대에 명례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이곳을 가로지르는 3개의 고압 송전선로 가운데 하나를 지중화하고 2개를 산단 외곽으로 옮기려는 데서 비롯됐다. 2개 송전선로의 철탑 7기를 마을 뒷산 중턱에 옮겨 세우려고 2월 말부터 주민들 몰래 나무를 베고 산을 파헤치기 시작한 것이다.


명례산단 송전선로 이설계획
명례산단 송전선로 이설계획
신현용 마을 이장은 “송전선로 이설공사를 하청받은 업체 쪽이 공사 전에 당시 대책위원회 집행부 등 몇몇 주민들에게 술 접대를 해 가며 회유해 동의서를 받고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때문에 대책위 집행부가 바뀌고 마을 인심마저 흉흉해졌다”고 말했다. 대책위를 새로 맡은 신경균 위원장은 “부산상공산단개발이 지난해 7월 사업설명회 때만 해도 마을에서 송전탑이 보이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확인된 송전탑 위치는 마을이 바로 내려다보이고, 주택가에서 100~15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산 중턱”이라고 지적했다.

이곳 59가구 주민들은 마을 뒷산에 송전탑이 세워지면 지금껏 외지인 관광객들의 부러움과 찬탄을 사던 천혜의 자연경관이 훼손되고, 주민들의 재산권과 주거환경, 건강권 등도 침해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송전탑 이설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미 계약이 끝난 땅의 거래마저 취소되는 등 벌써 재산권 침해가 현실화됐다고 호소했다.

신 위원장은 “송전탑을 산단 쪽 야산으로 옮기면 될 텐데 굳이 마을 쪽으로 바짝 붙여 옮기려 한다”며 “송전탑이 있던 산단 터를 싸게 사서 송전탑을 옮겨 터를 더 늘린 뒤 비싸게 팔아먹겠다는 속셈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부산상공산단개발 쪽은 “산단 터 이용의 효율성을 고려해 철탑 이설 위치를 정했다”며 “송전탑을 산단 쪽으로 옮기면 그만큼 가용면적이 줄게 돼 사업성에 차질이 생긴다”고 답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산단 터의 효율성도 좋지만 주민들이 왜 피해를 떠안아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명례산단은 지난해 12월 부산시의 승인에 따라 지난달 13일 기공식과 함께 공사가 시작됐으며, 2013년 12월까지 민간 개발방식으로 156만㎡를 조성해 65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글·사진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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