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강원지역서 24명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풍부한 경험 강점…현직 단체장과 맞대결 관심
풍부한 경험 강점…현직 단체장과 맞대결 관심
6·2 지방선거에 부시장·부군수 등 부단체장 출신들의 출마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충청·강원지역에는 이번 선거에 부단체장 출신 24명이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강원은 지사선거에 정무부지사 출신 4명이 동시에 출사표를 던지는 등 12명이 등록했고, 충북 7명, 충남 5명 등 부단체장 출신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공무원 신분인 부단체장은 풍부한 행정 경험으로 행정을 총괄하고, 민간참여 각종 위원회를 이끄는 등 단체장을 돕는 구실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단체장을 도왔던 터라 출마 자체가 단체장에게 칼을 겨누는 것으로 비치기도 한다.
옥천부군수를 지낸 이범석 충북도 공보관은 “단체장들은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예 같은 지역 출신 부단체장을 받지 않거나, 출마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은 뒤 임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단체장 반란’을 일으켰던 박성효(55) 현 시장과 염홍철(66) 전 시장이 재대결을 벌일 대전시장 선거가 재미있다. 지난 선거 코앞까지 정무부시장이었던 박 시장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염 전 시장을 간발(2.7%)의 차로 눌렀다.
고향에서 부단체장을 경험했던 이들은 현역 단체장들과 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우건도(61) 전 충주부시장은 퇴임 직전까지 직접 보필했던 김호복(62) 시장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강원 최동용(60·춘천)·구영모(61·원주)·한기선(62·동해)·조원용(58·횡성)·권순철(61·평창)씨, 충남 백낙구(64·보령)·최무락(61·연기)씨, 충북 이종윤(59·청원)씨 등 고향 부단체장 출신들도 ‘제2의 박성효 반란’을 기대하고 있다.
인천 부시장을 지낸 김동기(60)씨, 충북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한범덕(58)씨 등은 단체장 꿈을 이루려고 고향 청주로 돌아왔다. 박종덕(61) 전 영월부군수는 강릉, 김남웅(64) 전 인제부군수는 양양, 이상욱(53) 전 서산부시장은 아산, 한근철(60) 전 홍성부군수는 예산 등 고향 단체장을 꿈꾸고 있다. 김전호(60) 전 단양부군수는 고향 음성에서 출마하려 했지만 당 공천 벽에 막히는 등 현실 정치를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남기헌 충청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선거에서는 정치인보다 행정가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부단체장들의 출마가 눈에 띄고 있다”며 “부단체장 출신들은 보수적·편향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지만 행정 장악·업무 수행 능력이 뛰어나 안정감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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