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재·생활용품 등을 재활용한 악기로 공연하는 노리단이 지난해 6월 주문진 시장 꽁치극장에서 개관 연주를 하고 있다.사진작가 남진우 제공.
주문진시장 옥상에 판 벌인 ‘꽁치극장’
재래시장 살리기 ‘문전성시’ 지난해 이어 두번째
힙합공연에 영화상영도…5월까지 ‘문화충전’ 강원도 강릉시 주문시장 옥상에 꽁치가 있다. 꽁치극장이다. 4~6월께 주문진 앞 바다에서 잘 잡히는 지역 특산물 꽁치에서 이름을 딴 공연장이다. 지난해 5월 강원도, 강릉시, 강릉문화원이 함께 한 ‘문·전·성·시 프로젝트’의 하나로 문을 열었다. 문전성시는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펄떡이는 주문진 시장’의 줄임말이다. 꽁치극장은 장터 사랑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 상인, 손님 모두 이 곳에서 공연을 즐긴다. 지난해 꽁치극장에서는 강원지역 기타·플루트 동아리, 브라질 삼바공연단, ‘노리단’ 등이 공연을 했다. 공연이 없는 날은 시원한 동해의 전망대로 쓰인다. 누구나 올라 바다를 담아간다. 오는 17일 저녁 상인·어민 등의 ‘대박 고사’와 함께 꽁치극장이 다시 문을 연다. 어민들은 풍어를, 상인들은 장사가 잘돼 ‘대박’이 나기를 기원한다. ‘꽁치 봄하늘로 풍덩’이란 이름을 붙인 꽁치극장의 공연 꾸러미가 풍성하다. 18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 공연이 펼쳐진다. 여성 4인조 ‘썸밴드’(18일), 강릉 힙합팀 ‘강합크루’(25일), 저글링쇼 ‘마린보이’(5월2일), 비누방울 공연(5월9일), 아카펠라 공연(5월16일), 노래공연(5월23일), 시장 노래자랑(5월30일) 등이 이어진다. 매주 토요일 저녁 8시에는 꽁치극장에서 영화가 상영된다. <벼랑위의 포뇨>, <드림걸스>, <화려한 휴가> 등 영화 선물이 상인과 손님을 즐겁게 한다. 주문진 시장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강원도와 강릉시는 50여억원을 들여 경관조명 등을 설치하는 등 주문진 시장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3색 테마 거리를 만들고 있다. 꽁치극장 이진영씨는 “우리 밥상에 오르는 꽁치처럼 친숙하면서도 정갈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값싸고, 질 좋은 물건을 산 손님들이 맛깔스런 공연 선물도 덤으로 한아름 안고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