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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살 팽나무 살려주세요”

등록 2010-04-13 22:47

“100살 팽나무 살려주세요”
“100살 팽나무 살려주세요”
울주군 도로공사로 뽑힐 위기
환경단체 “옮기기라도 했으면”




울산 울주군 두동면 봉월초등학교 근처 이중배내마을 진입로 들머리에는 팽나무 세 그루(사진)가 서 있다. 둘레가 135~267㎝이고, 키는 6.5m 정도 된다. 환경단체인 울산생명의숲은 이 나무들의 수령이 약 100~15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생명의숲은 “이 나무들은 마을 뒤쪽의 오봉산과 앞쪽의 하천으로부터 마을의 좋은 기운이 빠져나가지 않고 외부에서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않도록 심어진 비보숲의 일부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비슷한 크기의 팽나무가 이 마을 안쪽을 따라 계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도 “마을에서부터 형산강에 이르는 하천변에 이런 형태의 숲이 많았으나 개발과 함께 많이 잘려 나갔다”고 증언했다.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은 “크고 긴 비보숲이 개발시대에 들어서고 교통과 과학이 발달하면서 대부분 흔적도 없이 잘려 나갔으나 그나마 개발의 손길이 덜 미친 곳의 팽나무들이 화를 면해 지금껏 살아남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마을 진입로 들머리의 팽나무 세 그루는 잘려 나갈 위기에 처했다. 울주군이 10월까지 마을 진입로 가운데 보상이 늦어져 확장이 중단된 마을 들머리 쪽 200m 도로를 현재 5~6m에서 8m로 넓힐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울산생명의숲은 13일 군에 “도로도 개설하고 나무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나무가 뿌리를 뻗고 있는 너비만큼 공간을 남겨 두고 도로를 내면 나무도 살고 도로도 넓어져 주민들의 숙원사업도 해결된다는 것이다. 도로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팽나무 세 그루를 근처 공원이나 학교 등으로 옮겨 지역의 자연문화역사 탐방장소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내놨다.

군 도로교통과 관계자는 “보상을 할 때 집주인이 마당 앞의 팽나무 세 그루를 제거해 달라는 조건을 달았으며, 운반비를 들여 다른 곳으로 옮겨도 100년 이상 된 나무들이 살아난다는 보장이 없어서 이식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최근 2억5000만원을 들여 가덕도 도로 확장으로 사라질 팽나무(수령 300년) 두 그루를 바지선으로 60여㎞를 뱃길로 이동해 해운대 나루공원에 옮겨 심기도 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사진 울산생명의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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