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2시 전북 전주시 서노송동 전주방송 사옥 앞에서 지역미디어공공성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가 “김택곤 사장은 노동탄압 중단하고 방송의 공적 책무에 충실하라”고 촉구했다.
“부당징계 항의” JTV 기자 할복 파문 확산
노조 ‘재발방지 요구’ 침묵시위
노조 ‘재발방지 요구’ 침묵시위
전북지역 민영방송 전주방송(JTV) 카메라 기자가 회사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할복한 사건이 발생하자, 시민·사회단체와 전주방송 직원들이 김택곤 전주방송 사장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지역미디어공공성위원회와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은 14일 “전주방송 상황은 지역민이 더는 용인할 수 없는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며 “김 사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징계철회, 공개사과, 인사·징계위원회 개선, 방송의 공적 책무 충실 등 정상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전주방송 앞에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전주방송 직원 30여명도 지난 12일부터 매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가량 전주시 서노송동 전주방송 사옥 로비에서 김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주방송 카메라 기자 김아무개(48)씨는 지난 9일 오전 회사 방송국 건물 4층 회의실에서 열린 징계위원회 재심 중 할복을 시도했다. 깊이 3㎝, 길이 10㎝ 가량 상처를 입은 김씨는 재수술을 앞두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 1월 전북 무주 덕유산 촬영 중 등산객의 부주의로 세워져 있던 카메라가 넘어지면서 파손되자, 징계위에 넘겨져 감봉 2개월에 변상금 200만원 납부의 징계를 받았다.
조창현 전국언론노조 전주방송 지부장은 “장비손망실 보험도 들지 않은 회사 쪽 과실을 김 기자가 먼저 전액 변상하겠다고 밝혔는데, 중징계가 내려져 김 기자가 분을 누르지 못한 것 같다”며 “김 사장의 사과, 징계 철회,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며 16일까지 침묵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성명에서 “이 사건은 김 사장 취임 이후 이어진 강압과 전횡에 대한 개인적 저항과 분노의 표출이며, 이익에만 눈이 먼 지역민방 주주와 그에 대한 과잉충성을 보인 경영진이 합작해서 만든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비롯됐다”며 “김 사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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