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한나라당 전북지사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15일 선언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낙후한 전북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라며 “당선되면 전북과 중앙정부가 소통이 잘 되는 ‘쌍발통(쌍바퀴) 시대’를 열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북은 이제 중앙정부와 소통이 단절된 ‘외발통(외바퀴)’으로는 안 된다”며 “쌍발통으로 정부와 전북, 동과 서, 도시와 농촌이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회견장에 입장하면서 두 개의 바퀴가 달린 손수레를 앞에서 끌고, 그의 부인은 뒤에서 미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으며, 많은 지지자들이 회견장에 모였다.
수입산 키위를 순우리말 ‘참다래’로 이름지어 ‘참다래 아저씨’로 알려진 그는 현 정부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냈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남성고와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국무총리실 직속 새만금위원회 위원과 한식재단 이사장직 등을 맡고 있다.
이를 두고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은 성명을 내“정 전 장관은 2008년 전국민이 촛불을 들고 반대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를 강행했던 장본인”이라며 “그의 출마 선언은 현 정부의 농민·노동자·서민 죽이기 정책을 전북에서 본격적으로 펼치겠다는 것”이라며 출마 철회를 촉구했다.
전북도연맹은 또 “2008년엔 광우병 쇠고기 파동과 함께, 비료·사료값 폭등으로 농민들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고, 그해부터 대북 쌀지원을 중단해 쌀값이 끝없이 폭락하고 있다”며 “바로 그 시작에 서있던 인물의 도지사 선거 출마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북지사 선거는 민주당 김완주 지사와 민주노동당 하연호 후보 등과 함께 3~4파전 양상을 띨 전망이다. 진보신당은 염경석 도당위원장의 출마가 불투명하고, 국민참여당은 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창당한 평화민주당은 아직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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