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풍경
군수·군의회의장 구속…자괴감 속 음모론도
군수·군의회의장 구속…자괴감 속 음모론도
공천을 앞두고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돈을 건넸다 군수가 구속되는 일이 벌어진 경기도 여주군에서는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민심이 흉흉하기만 하다. 특히 여주군에선 지난 6일 군의회 이명환(47) 의장이 골프장 인·허가와 관련해 업체로부터 몇억원을 챙겼다 구속돼, 주민들이 자괴심을 느끼는 가운데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
이기수(61·한나라당) 여주군수가 같은 당 이범관(67) 국회의원에게 2억원을 건네려다 이 의원의 경찰 신고로 지난 18일 구속되자, 주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상당수는 “법을 어겼으니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이 군수 지지자 등 일부 주민들은 “군수 잘못도 있지만, 돈을 받지 말고 돌려보내면 되지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들끼리 신고하고 추적하고 꼭 그래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이 군수와 그다지 관계가 좋지 않은 이 의원이 지지도와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이 군수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경찰에 신고한 것”이라는 ‘음모론’도 떠돌고 있다. 이에 이 의원은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내어 “이 군수와는 공직생활을 같이하며 20여년간 서로 아끼는 고향 선·후배 사이였는데 이처럼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 괴로운 심정”이라고 밝혔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흉흉해진 민심을 달래기는 좀처럼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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