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들쭉날쭉 공천심사’ 잡음 확산

경산시장 경선후보 모두 불법 전력자로 골라
대구선 여론조사 2등 빼고 1·3위로 최종심사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에 대한 한나라당 공천 심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공천이 결정된 일부 지역에서는 무소속 후보들이 힘을 모아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겠다며 후보 단일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 공천기준 스스로 무시 한나라당 경북도당은 경산시장 후보 공천 신청자 4명 가운데 최병국 현 시장과 윤영조 전 시장 등 2명을 골라 여론조사를 벌여 후보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하지만 최 시장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구지법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에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윤 전 시장은 2004년 11월 대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경산시민들은 “한나라당 중앙당이 공천 심사 기준으로 도덕성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했지만 두 후보 모두 명백한 비리 전력자가 아니냐”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이 23일께 지방의원 공천을 최종 마무리하면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후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반발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 공천이 아닌 ‘사천?’ 대구 북구청장에 출마하기 위해 한나라당 대구시당에 공천을 신청했던 김충환 전 대구시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시당 공천심사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은 북구청장 공천신청자 4명 가운데 여론조사를 통해 2명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2위를 차지한 김 전 시의원을 빼놓고 1위와 3위 가운데서 최종 공천자를 가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전 시의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이며 시당 위원장인 서 의원이 개인적인 감정으로 공천이 아닌 ‘사천’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 느닷없는 검찰 수사 김형렬 대구 수성구청장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느닷없이 수사를 하는 바람에 한나라당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검찰은 김 청장이 이미 구속된 이아무개 시의원에게 2억원을 빌려주고 비싼 이자를 받았다며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문경시와 경주시 등에서도 지방선거를 바로 앞둔 상태에서 경찰이 수사를 시작해 해당 단체장들이 “왜 하필 선거 기간에 수사를 하느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 무소속 후보 단일화 움직임 한나라당 대구 달성군수 후보가 이석원 전 군의회 의장으로 결정되면서 무소속 후보 6명이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 양시영 전 달성군수, 석창순 전 경산부시장, 김문오 전 <대구문화방송> 보도국장 등 무소속 후보 6명은 최근 모임을 열고 김 국장을 지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 전 국장은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선언한다.

구대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