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석사논문 베꼈다” “다른 후보도 검증받자” 점입가경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도교육감 한 예비후보가 석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표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지역 언론사들에는 최근 발신인이 ‘전북 완주군 봉동읍 구미리 이아무개’로 찍힌 우편물이 동시에 배달됐다. 한 예비후보가 전북대 교육대학원 시절 석사학위 논문(1987년)을 작성하면서 전남대 교육대학원 김아무개씨의 석사학위 논문(1984년)을 표절했다는 내용이다.
이 우편물에는 “해당 후보가 60% 이상을 그대로 베끼거나 약간 변형시켰고, 설문지는 100% 다른 논문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이론적 내용도 90%를 베꼈다”고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후보의 논문 제목 ‘진로지도 개선을 위한 고등학생의 진로의식 분석’이 전남대 김씨의 논문을 단어만 바꿨을 뿐이고 △목차도 90%가 유사하며 △20개 표 내용도 모두 같다고 주장했다.
해당 후보 쪽은 “논문 내용이 다른데도 진술 형식의 유사함만을 거론하며 비방하는 흑색선전”이라고 반발했다. 이 후보 쪽은 “국내 학술정보서비스 포털에서 ‘고등학생’과 ‘진로의식’이 제목에 포함된 논문을 검색하면 모두 755건이 나오는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주제이고 연구 대상이 전북과 전남지역으로 다르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 쪽은 “석사학위 논문은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기존 연구에서 활용했던 설문지를 그대로 활용하거나 연구 목적에 맞게 일부만 수정하는 게 흔하다”며 “우리 후보 논문을 공인기관에 검증받겠으니, 다른 후보들의 논문도 검증을 받자”고 제안했다.
전북지역 대학교수들은 “그동안 교육학 관련 논문들의 설문조사와 표본조사에 제2, 제3 인용이 허용됐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교육학 관련 논문의 합리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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