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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420살 은행나무의 부활

등록 2005-06-13 21:49



강서 외발산동 주민들
수호목 살리기 안간힘

마을에 나쁜 일이 생기면 구슬피 울었다는 강서구 외발산동 은행나무(사진), 돌림병이 돌기 전 잎을 모두 떨궈 미리 알렸다는 용산구 원효로 느티나무, 장마나 수해가 오는 해에는 어김없이 잎의 색깔을 붉게 물들였다는 중구 정동 회화나무….

어느 동네나 주민들의 쉼터이며 마을의 안위를 지켜주는 수호목이 한 그루씩 있었다. 사람들은 이런 나무를 보호수나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가꾸고 돌본다. 현재 서울시에는 2007년 된 용산구 느티나무 등 모두 214그루의 보호수목이 있다.

이런 보호수목 가운데, 서울 강서구가 최근 고사 위기에 처했던 외발산동의 420년 된 은행나무(1981년 서울시 지정보호수 서16-8로 지정)를 기적적으로 회생시켰다. 강서구는 13일 “강서 농산물 도매시장 안에 있는 420년 된 은행나무에 각종 외과수술과 뿌리 생육 촉진작업을 벌여 살려냈다”고 밝혔다.

이 나무는 ‘구광마을’로 불리던 강서구 외발산동 85-6에 뿌리를 내린 나무로, ‘마을에 근심거리가 생기면 먼저 잎을 부딪쳐 울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성스러운 마을 수호목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이 곳에 농산물도매시장을 짓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면서 땅이 파헤쳐지고 먼지가 날리자 나무는 죽어갔다. 잎이 시들고, 줄기가 마르고, 뿌리 일부가 썩더니 공사가 끝난 지난해 9월엔 나무 한쪽이 거의 고사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주변 마을 주민은 물론 농산물센터 상인들까지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강서구는 이때부터 5000만원의 시비를 지원받아 ‘은행나무 살리기 대작전’에 들어갔다. 상처가 난 뿌리를 수술하고 말라버린 가지를 제거했으며, 영양제를 투입했다. 또 공사로 인해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는 전문가 지적에 따라 고인 물을 빼낼 수 있는 수중펌프 시설도 설치했다. 이렇게 지난해 9월부터 지난 5월까지 8개월 동안의 집중 관리를 통해 은행나무는 원기를 회복했다.

강서구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현재 강서구에만 11그루의 보호수가 있는데, 내년부터 정기 유지·관리 예산이 책정될 계획이어서 이제부터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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