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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보’ 사라진 전주천, 잉어떼도 돌아왔다

등록 2010-05-06 22:24

철거 직전 덕진보의 모습(왼쪽 사진)과 철거 이후 만들어진 여울.(오른쪽) 전주시 생태하천협의회 제공
철거 직전 덕진보의 모습(왼쪽 사진)과 철거 이후 만들어진 여울.(오른쪽) 전주시 생태하천협의회 제공
수백마리 산란이동 장관
덕진보 철거 2년만에
수달 이어 생태복원 ‘파란불’
지난 4일 오전 10시께 전북 전주시 백제교와 사평교 사이 전주천 징검다리. 어른 팔뚝만한 잉어 수백마리가 떼지어 상류로 헤엄치고 있었다. 이곳을 걷던 시민들은 한동안 발걸음을 멈춘 채 잉어떼가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장관을 바라봤다.

시민 이수헌(46)씨는 “잉어들이 산란을 위해 떼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며 “도심 하천에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니 전주천이 깨끗해진 것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시민 제보로 이런 소식을 알 수 있었다”며 “전주천과 삼천이 합류하는 지점 부근에 사는 잉어들이 알을 낳기 위해 산소가 풍부하고 물이 맑은 상류로 이동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해보다 이동하는 마릿수가 훨씬 늘었다”며 “갑작스레 떼를 이뤄 이동하는 것은 최근 초여름 날씨가 되면서 수온이 잉어가 알을 낳기 좋은 18~22도로 올랐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잉어떼의 출현은 하천생태계 복원사업을 꾸준하게 펼쳐온 성과이다. 특히 전주천 백제교에서 하류로 200m 가량 떨어진 덕진보가 2년 전 사라져 생태 복원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일대 개발로 농업용수 취수기능을 담당한 덕진보가 헐리기 전까지만 해도, 전주천에선 해마다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되풀이됐다. 보 아래쪽에 퇴적한 유기물이 기온상승으로 부영양화하면서 산소가 줄어드는 현상이 잦아 물고기들이 피해를 봤다. 하지만 덕진보가 헐리면서 물고기들이 자연스레 상하류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이 일대가 잉어 등 하천생물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잉어가 알을 붙일 수 있는 수초가 부족한 만큼 하천생물의 산란처가 되고 수질 정화에 기여하는 수변식생을 자연하천에 가깝도록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바람이다.

여기에다 하천생태계의 무법자인 외래종 물고기 베스가 덕진보가 헐리면서 잉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상류쪽에 이동하고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국장은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잉어떼와 이를 먹이로 서식하는 수달의 모습은 보 철거에 따른 전주천의 선물”이라며 “전주시가 교통량을 분산한다며 이 일대에 추진하는 언더패스 설치 대신 생태경관보전지구 지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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