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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부산 명소 사직야구장은 세계최고의 ‘노래방’?

등록 2010-05-10 16:14

부산에 살면서 반드시 가보아야 할 곳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여름이면 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해운대, 인천대교에 최장기록은 빼앗겼지만 국내 최초의 2층 해상교량으로 뛰어난 건축미와 경관조명으로 새롭게 부산의 상징이 된 광안대교, 억척 아주머니들의 옛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자갈치시장,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태종대, 화엄종 10 사찰 중의 하나인 범어사 등등. 이렇게 부산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영화의 절반가량이 부산에서 촬영되고 있으며, 그 결과 부산은 ‘영화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덧붙이고 싶은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사직야구장입니다. 따로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부산은 ‘야구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그 빛이 많이 바랬지만 부산은 과거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의 고향이었습니다. 그래서 야구에 죽고 야구에 사는 곳이 되었습니다. 문화적으로 따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고, 또 선원과 자유직업이 많아 야구장이 꽉 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부산 사람들의 야구에 대한 사랑은 다른 지역에 유별난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부산 연고팀인 롯데 자이언츠가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지요.

부산에서는 회사 회식을 사직야구장에서 많이 합니다. 야구도 보면서, 준비해간 푸짐한 음식을 먹으면서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면, 저절로 스트레스도 풀리고 직원 간 단합도 저절로 되지 않겠습니까?

저도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추어 5월의 동창회 정기모임을 사직야구장에서 했습니다. 지난 2002년 찾은 이래로 8년 만입니다. 먼저 들어서자 파란야구장(과거에는 인조잔디였는데 몇 년 전 천연잔디로 바뀌었음)이 눈을 시원스럽게 했습니다. 야구장에 경기는 보지 않고 치어리더를 보며 응원을 하러 간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매 이닝이 끝나자마자 치어리더들이 춤을 추며 응원을 리드를 했는데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응원문구는 재미를 배가시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더 재미있었던 것은 중간 중간에 이어지는 키스타임, 섹시댄스타임, 공개 프로포즈 등의 이벤트였습니다.

키스타임과 섹시댄스타임 때는 전광판에 비춰지는 사람들은 키스를 하고, 섹시댄스를 추어야 하는데 모두들 임무를 완수하는데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어떨 때는 남성팬들을 비추는 경우도 있는데 그들도 지체 없이 재미있게 임무를 연출하였습니다. 응원석에서 공개적으로 프로포즈를 하는 젊은 연인들. 그들의 용기가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부산갈매기들의 전매특허인 신문지응원, 봉다리응원을 하다보면 3시간이 그렇게 짧을 수 없습니다.

사직야구장을 세계 최대의 노래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노래방에서는 그 많은 사람들이 같은 노래를 부릅니다. 부산갈매기부터 시작하여 아주라, 마, 가~르시아 등등이 그것입니다. 아직 야구의 맛을 모르는 부산시민들과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사직야구장에 한번 가보시라고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그러나 중독되어도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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