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후보와 ‘친노’ 후보의 맞대결이 벌어진 강원도에서 이계진 한나라당 예비후보가 이광재 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좀더 벌렸다.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 후보는 진보 쪽 단일화에 성공해 2위로 뛰어올랐으나, 1위 한장수 후보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강원도의 5개 언론사가 11일 발표한 2차 공동여론조사에서 이계진 후보는 47.2%의 지지를 얻어 31.0%를 기록한 이광재 후보를 16.2%포인트 차이로 앞서나갔다. 두 후보간 거리는 지난달 20일 1차 조사 때(14.6%)보다 1.6%포인트 더 멀어졌으며, 두 후보만의 양자 대결에서도 역시 이계진 후보가 12.7%포인트 앞섰다. 엄재철 민주노동당 후보는 3.3%, 무소속 정민수 후보와 길기수 진보신당 후보는 각각 2.3%와 1.0%의 지지를 받았다.
부동층이 1차 조사 때의 29.6%에서 2차 때의 15.2%로 대폭 줄면서, 이계진-이광재의 ‘양강 구도 고착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두 번의 여론조사에서 이계진 후보는 38.2%에서 47.2%로, 이광재 후보는 23.6%에서 31.0%로 크게 올랐다. 이광재 후보는 “앞으로 정책선거와 서민 밀착 홍보에 주력해 다음주부터는 10% 안쪽으로 지지율 격차를 좁힐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선거 판도에선 곧 불어닥칠 2개의 바람이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일 전후 천안함 중간 조사 결과 발표로 나타날 ‘북풍’과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때 나타날 ‘노풍’의 영향을 두고 두 캠프는 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강원도는 휴전선과 맞닿아 안보 불안이 가장 큰 지역이고, 이광재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동지’로 꼽히는 인물이다. 두 바람이 어느 쪽으로 어떻게 부느냐에 따라 이번 선거의 결과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진보 교육감’ 단일후보 2위로
교육감 선거에선 진보 쪽 단일화에 성공한 민병희 후보의 부상이 두드러졌다. 단일화 직전 6%에 머물렀던 민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지지율이 13.1%로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3선을 노리는 한장수 후보는 25.6%의 지지를 얻어 여전히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최하위 지지율을 기록한 권은석 후보(8.4%)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3선 연임 반대’와 ‘비전교조 입장’을 표방하는 후보와의 단일화를 제안했다.
사실상 1위 한장수, 2위 민병희 후보를 제외하고, 지지율 3위인 조광희(9.5%)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진보 단일화’에 대응한 ‘보수 단일화’ 성격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권 후보 쪽은 “한 후보의 3선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금은 ‘비전교조 입장’이란 기준을 내걸고 있지만, 앞으로 민 후보 쪽과의 통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지층의 성격상 조·권 후보의 표는 한 후보의 표를 잠식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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